아프리카 여행, 자신의 길을 만드는 여행자 이정화님의 이야기
아프리카 여행, 자신의 길을 만드는 여행자 이정화님의 이야기
  • THE UNIV
  • 승인 2017.08.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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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위한 매거진 더유니브에서 준비한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20대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열여덟 번째 인터뷰, 7개월간 혼자 아프리카를 포함해 몸으로 부딪히고 도전하며 탐험 같은 여행을 하고 돌아오신 블로거 이정화 님입니다. 아프리카를 걸으며 여행과 평범함에 질문을 던지고 돌아오신 이정과 님의 인터뷰. 한 번 들어보실까요?

 

Q. 안녕하세요, 이정화님! 더유니브 독자분들께 인사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년간의 가나 생활 이후 서아프리카 여행을 하고 돌아온 이정화입니다. 지금은 어떻게 또 연이 잘 닿아서 여행사에서 아프리카 전담으로 일하고 있어요. 아직 한국에서 알려진 관광지는 탄자니아, 케냐 같은 동아프리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나미비아 같은 남부 아프리카라서 동아프리카나 남아프리카 위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요. 곧 현지 교육이 예정되어 있어서 이 인터뷰가 나오는 날 때쯤에는 아마 전 탄자니아의 세렝게티에서 수백만 마리의 동물들과 쏟아지는 별들과 함께 하고 있겠네요. 서아프리카는 사실 아직 인프라가 잘 갖춰지거나 유명한 관광지가 많은 편이 아니지만, 굉장히 문화적으로 풍부하고 매력 있는 곳이에요. 언젠가 제가 한국 사람들이 서아프리카의 매력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네요. 사실, 또 더 나아가 꿈꾸고 있는 건 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교류하는 것이고요.(웃음)

 

Q. 정화님은 작년부터 올해 1월까지 만 7개월간 터키부터 영국까지 여행을 하시고 돌아오셨는데요. 방문하신 국가들과 여정, 가장 좋았던 여행지 세 곳을 말씀해주세요.

시작과 끝은 유럽의 시작점과 끝점인데, 중간의 여정이 좀 특이했죠.(웃음) 터키에서 이집트를 거쳐 서아프리카의 가나로 다시 들어갔어요. 그냥 원래는 가나에서 1년간의 근무를 마치고 유럽 여행을 할 예정이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정말 즐기고 좋아하던 여행은 많은 것이 갖추어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제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더라고요. 게다가 가나에 있을 때 가나인 친구들도 '네가 나보다 가나를 더 많이 알고 여행했을 거야'라고 할 정도로 지방 여행을 자주 다녔었기에 어느 정도 막 다니는 여행에 익숙했고, 가나뿐 아니라 주변 서아프리카 국가들을 좀 더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아직 관광지로는 개발되지 않은 지역이라 나만의 특이한 이력을 만들고 싶은 욕심도 조금 있었고요.. (웃음) 아무튼 그래서 가나에서 시작해서, 가나에서 2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기니만 연안의 섬나라 상투메프린시페로 갔다 왔죠. 그 이후 가나 동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두 나라, 토고, 베넹을 거쳐 다시 가나에 들어온 다음, 코트디부아르를 거쳐 말리, 세네갈, 감비아, 모리타니아, 서사하라, 모로코, 이렇게 서부 아프리카를 북행했죠. 스페인을 거쳐 영국에 가서 3~4개월 정도 한인 민박에서 일하며 지내다 왔고요.

좋았던 여행지 세 곳을 꼽자면, 음, 처음으로 토고의 쿠탐마쿠요. 토고의 북동부에 있는 세계문화유산인데요. 부르키나파소 지역에서 종교적 박해를 받아 남하한 부두교 신앙을 믿는 부족들이 대평원에 서아프리카 전통 가옥을 짓고 전통적 생활 모습을 유지하며 살고 있는 지역이에요. '쿠탐마쿠'라는 말 자체도 '보존된 지역'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죠. 굉장히 제게는 이색적이고 독특한 서아프리카를 본 곳이었어요.

두 번째로는 상투메프린시페에서 간 클라우디오 할아버지의 초콜릿 연구소였어요. 상투메 프린시페는 카카오 생산이 주 산업인 섬나라에요. 연구소가 있다고 표시된 곳에 가니 다른 안내판이 없어 조금 서성였어요. 조금 기다리니 사람이 나와 가정집 같은 곳의 철문 밖에서 입장권을 사고 조금 기다려야 했죠. 어떤 곳이기에 이렇게 사람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나, 싶었는데 입장하자마자 클라우디오 할아버지의 카카오와 초콜릿을 향한 애정이 가득한 따뜻한 눈을 보고는 불만이 쏙 사라졌어요. 클라우디오 할아버지는 상투메 섬에서뿐 아니라 아프리카 몇 국가에서 카카오 종자와 초콜릿을 연구하느라 평생을 보내신 분인데요. 진짜 카카오의 함량을 조절한 초콜릿에서부터 후추 초콜릿, 와인 초콜릿, 커피콩 초콜릿 등 다양한 초콜릿을 먹어볼 수 있었어요. 사실 클라우디오 할아버지는 프랑스어, 포르투갈어밖에 하지 못 하셔서 클라우디오 할아버지의 부인이 영어로 밀착 통역을 해주셨는데, 두 분 다 정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따스한 자세가 정말 감동으로 와 닿은 곳인데 글로는 표현이 안되네요.

마지막으로는 세네갈 수도 다카르가 참 좋더라고요. 서아프리카를 여행한 지인들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가 세네갈이 제일 매력 있다고 하죠. 문화적으로 정말 알록달록 다양하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어요! 음악, 공예 등 예술인들도 많고요. 많은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적당히 생계를 유지하고 살고 있는 것도 느껴져요. 다카르에서 가까운 핑크빛 장미 호수나 고레섬도 가까워 외곽에 방문할 곳도 많은 곳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지인들에게 너무 큰 환대를 받았던 곳이라 기억에 남기도 하고요.

 

Q. 아프리카에서 비자와 교통으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하셨는데요. 그 둘에 관해서 무엇이 어려웠는지,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비자에 관해서는, 서아프리카를 국경으로 넘는 한국인들이 많지 않아 국경의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도 비자 요건을 모르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리고 정보를 얻는 것도 쉽지 않았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꼼꼼하게 정보를 모으고 가는 성격이 아니라서 (웃음) 부딪혀 보는 성격이고요. 지도 상으로 보면 7시간 30분 거리를 열악한 도로 사정, 잦은 차량 고장 등으로 26시간을 달려가서 국경 비자가 없단 얘길 듣고 다시 12시간을 되돌아가 비자를 받으러 가고, 다시 32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고 국경을 넘고 그랬었죠. (웃음) 차도 정말 상태가 안 좋거든요. 선진국에서 쓰고 중진국에서 쓰고, 그리고 다음에 아프리카로 넘어온 차라 정말 금방이라도 멈춰 설 것 같은 외관과 청결하지 못 한 내부, 한 줄 정원을 한참 넘겨 끼어 타는 사람들까지.. 1시간 달리면 3시간을 멈춰 서서 수리해야 하는 차였어요. 비자 정보를 문의해놓고 며칠을 바닷가에 발이 묶여있기도 했고요. 뭐 대처는, 그냥 기다리고 약간의 인위적 인내심을 발휘하고, 그러려니 해야지 별거 있나요. (웃음) 내가 선택한 길인걸요. 또 그게 여행의 과정이고.. 말도 잘 통하지 않으니 그러려니 하지 않으면 엄청나게 스트레스받는 여행길이었을 것 같아요.

 

Q.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 입국 거부 등의 변수가 생겨도 긍정적인 마음과 도전하는 정신을 늘 잃지 않으시는 것 같은데요. 그런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었나요?

 

음, 일단은 그냥 제가 선택해서 간 길이니까요. 그 사람들의 삶을 존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거기서 이해되지 않는다고 내가 짜증 내봤자 그 사람들의 문화를, 생활을 무시하는 것밖에 더 되나요. 그냥 여행을 떠난다는 건 낭만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미리 알고 있던 덕분일 것 같아요. 여행 다니며 좋은 사진, 좋은 이야기만 보여주게 되고 남게 되잖아요. 근데 사실은 그게 아니거든요. 진짜 그때그때 닥치는 변수와 고생의 연속이에요. 그러다 예쁘고 남기고 싶은 것을 사진으로 남기는 거고요. 제일 편하게 살려면 일상적인 삶을 일상적으로 사는 게 최고죠. 여행을 떠날 때는 나에게 닥친 모든 상황을 의연하게 대처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런 마음으로 다니니까 그러려니 하고 여행을 이어나간 것 같아요. 

 

Q. 현지 상해 절도 미수, 공항 테러까지 다양한 사건을 겪으셨는데요. 이런 위험한 돌발 상황들과 그때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이야기해주세요.

재미있는 이야기 많죠. 상해, 절도 미수, 차량 강도, 공항 테러, 조난, 도난.. 뭐 구체적인 이야기들은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심어드릴 것 같아서 천천히 개인적으로 알게 되는 사람들한테만 무용담처럼 풀어놓으려고요~ (웃음) 기본적으로 전 하지 말란 짓은 안 했죠. 혼자 늦게 돌아다니지 않기, 다른 사람이 주는 것 함부로 받아먹지 않기 등등. 하지만 뭐 당한 위험 속에서는 음, 되게 저의 장점이자 단점인 게 좀 감정이 둔하고 위험을 잘 못 느껴요. 그리고 여행은 경험을 쌓으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정적으로 침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와! 새로운 경험이다, 생각하며 침착하게 생각하면서 그 상황에 대처하려 했고 또 잃은 것은 잃은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미련 없이 떠나보냈고요. (웃음) 위험한 순간에 해를 끼친 것도 사람이지만 또 그 상황을 벗어나게 해주고 도와준 것도 또 사람이었어요. 여러모로 좋은 사람을 만나고 하면서 운도 좋았던 것 같아요.

 

Q. 아프리카 현지의 문화나 음식 등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나 좋았던 문화,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우선 저는 아프리카를 다 알지 못해요. 여정은 서 아프리카 몇 개국이었고요. 아프리카는 엄청나게 큰 대륙인데 '아프리카'로 하나로 묶여서 얘기되잖아요. 그냥 제가 지금 하는 얘기는 제가 겪은 아프리카에서 제가 방문한 특정 지역의 이야기란 걸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외는 저도 잘 모르거든요. (웃음)

제가 먹어봤던 음식 중 가장 맛있던 음식은, 우선 세네갈의 쩨부전(Theieboudienne)이요! 생선기름에 밥을 볶고 생선이나 고기 등과 함께 먹는 음식인데, 정말 맛있어요. 그런데 또 꿀팁은 길거리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거예요. 차려진 호텔에서 먹는 쩨부전은 길거리 음식보단 별로더라고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서아프리카 음식들이 다 맛있어요. 뭐 전하는 말로는 미식의 나라인 프랑스 식민권의 나라들이 가나 같은 영국 식민권 나라보다 음식이 맛있다고 하는데, 전 가나에 살면서 가나 음식 또한 애정 했기에 잘은 못 느낀 사실이네요. 그리고 길에서 아침에 사 먹는 바게트 샌드위치가 진짜 맛있어요. 계란 프라이를 기름을 빼지 않고 그대로 샌드위치에 올리고 마요네즈를 잔뜩 뿌려 먹는데, 그 투박하고 저렴한 음식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어요!

여러 문화가 있지만, 음식 문화를 얘기하면 외국인이나 관광객들은 차려진 식당에서 음식도 많이 먹겠지만 보통 현지인들은 길거리에서 음식을 많이 먹어요. 그것도 DIY로요. 소시지 추가요~, 소스 추가요~, 이런 식으로 먹는데 엄청 저렴해요. 하지만 외국인으로서는 천 같은 걸로 싸여져 있는 음식을 보고 종류를 알기 쉽지는 않기 해요. 사실 위생관념도 우리나라랑은 조금 달라서 위장이 튼튼하신 분에게만 추천하긴 합니다. (웃음)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 넘어져서 다쳤을 때 상처를 닦아주고 치료해주고 한 사람도 있었고, 누군가 대중교통 승합차 안에 손을 쓱 넣어 제 핸드폰을 들고 가려 했을 때 저를 안심시키며 계속 보호해주려 했던 사람들도 있었고, 사막 한가운데 버려졌을 때 차 태워주고 따뜻하게 대해 준 화물차 기사 등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죠. 그런데 사실 저는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말하기엔 조금 아쉽고 부족한 여행을 했어요. 말도 안 통했을뿐더러 좀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행동했거든요. 기본적으로 여행자가 만나는 사람들이 좀 과하다 싶은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있거든요. 외국인으로서, 또 여자로서 계속 사람을 만나는 데는 마음을 어느 정도 닫고 있었어서 다시 한 번 가게 된다면 열린 마음의 여행을 하고 싶네요. 

 

Q. 여행지에서도 역사나 사회 이면에 있는 차별이나 희생, 착취에 대해서 고민의 글이 블로그에 많았는데요. 여행자로서 하셨던 그런 고민들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뭐 사실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그만큼 고민도 많았던 것 같아요. 나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게 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예를 들어 19세기 영국의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이 좋아서 한 아프리카 탐험이 서양 세력의 아프리카 분할 통치를 위한 자료를 제공했다던가 그런 식으로.. 그리고 워낙 아프리카 대륙의 역사가 슬프잖아요. 단순한 피부색, 혹은 출생지 때문에 차별당하고 착취당하고 심지어 죽기도 하고 팔려가기도 하고.. 그래서 더 알고 싶고 조심스레 다가가고 싶었어요. 아직, 아니 평생을 답도 내지 못 한, 그리고 내지 못 할 고민이라 말씀드리기 민망하네요. 그냥 저는 개인적으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법대로 아프리카를 배려하는 사랑, 여행을 하려고요. 그들을 존중하고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알아가고 그런 식으로요.

 

Q. 여행을 하시면서 노숙이나 단벌 생활, 민박에서 일하기까지 현지에서 돈을 아끼시기도 하고 벌기도 하셨는데요. 이런 현지 조달 형 여행의 매력과 느낀 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그냥 제가 그런 사람이니까 즐기며 다닌 것 같아요. 여행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씀씀이가 큰 사람은 아니거든요. 몇 시간만 버티면 되는데 길에서 자면 될 것 같고, 뭐 사진 찍히는 걸 즐기는 편도 아니고, 여행 때는 짐 가벼운 게 최고!라는 가치관이 있어서 그렇게 다닌 것 같아요. 민박에서 일한 것은 사실, 여행 중에 실연을 당해서 (웃음) 즉흥적으로 마음 정리하러 간 것이었고요. 너무 솔직한가요? (웃음) 그냥 자기한테 맞는 여행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느낀 점 또한 내 가치관에 맞게 살자, 마음이 닿으면 그냥 해보자! 변화에 두려워하지 말자,라는 거고요. 어떻게 하든 여행은 되거든요. 미리 다 갖추어지지 않아도 여행은 하는 거고, 사실 인생도 그런 거잖아요. 어떻게 다 갖추고 시작하겠어요. 그냥 마음 동하면 질러버리는 그런 게 더 강화된 것 같아요.

 

Q. 한국에서의 취업이나 미래 등에 대해 고민도 많고 자신만의 길에 대한 생각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평범한 길'을 벗어나면서 가장 크게 변한 점이나 깨달은 점이 어떤 것이셨나요?

모두의 인생 속도는 다르고, 자기 자신을 믿고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달려가다 보면 일과 사람이 붙는다는 거, 요즘 확실히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인생이 행복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은 환상이라는 것도요. 한국에서는 대학을 마치면 취업을 하고, 몇 살에는 무얼 하고, 무얼 하고, 이런 게 있잖아요. 그런데 내 속도대로 가다 보니 또 내 인생이 재미있게 걸어가게 되더라고요. 같이 걷게 되는 사람도 생기고, 참 신기하게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다 아프리카 얘길 하고 있고요.

'인생이 행복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은 환상이다'라는 말이 너무 냉소적인 말 같지만, 저한텐 큰 깨달음이거든요. 사실 '행복'이 결과고 목표라고 생각하면 계속 그 환상을 좇게 돼요. 근데요, 그게 목표가 아니라 과정 중에 느끼는 거라고 생각하면, 진짜 내 삶에 파도가 다가오고 아 왜 이렇게 되는 게 없냐 싶은 과정에서도 그걸 즐기게 되더라고요. 당연히 이렇게 사는 거지, 싶고요. 그냥 불만이라는 게 사라지는 것 같아요.

 

Q. 아프리카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나, 가르쳐주시고 싶은 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냥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집순이라면 집에서 지내도 돼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 보이는 것'을 좇아가면 생각했던 것만큼 남는 것이 많지 않을 거예요. 왜 이만큼 밖에 남지 않나, 하고 자괴감이 남을 수도 있고요. 뭐 이미 했다면 그것도 또 한 무언가 내 인생에 자양분이 되었을 테니 자책할 필요는 없는 거지만요.

서아프리카 여행, 뭐 당연히 조심은 해야 해요. 안전이 제일이고 우리나라처럼 치안이 좋은 편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또 약간은 과장된 사실에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 봐야 하고요. 어디든 다 사람 사는 곳이거든요. 제가 못하고 와서 아쉬운 한 가지 알려드리면, 여행 가서 본다고 다 알고 오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아는 만큼 보이는 거니까 미리 알고 가시면 좋고, 또 언어도 준비하심 좋고요. 손짓 발짓으로라도 소통을 더 하고 오지 못한 게 아쉬워서 또 가고 싶네요. 미리 공부해서 많이 보고 알아오는 여행하셨으면 좋겠어요.

 

Q. 터키에 처음 떠나셨을 때, 블로그에 '하지만 편함이 여행과 인생의 최고 목표가 될 수 없다'라는 말씀이 인상 깊었는데요. 많은 여행을 다니시며 정화님만이 수립하신 본인만의 여행 철학과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말이 긴 인터뷰였네요. 인생철학은 위에서도 말씀드렸듯, 행복은 목표가 아니고 인생은 그냥 힘든 과정이 몰려오는 연속임을 깨닫고 그냥 그 과정을 즐기자는 거요. 만들어진 환상에 현혹되지 않고 제가 원하는 것을 따르자는 것하고, 사실 여행뿐 아니라 책 읽는 것도 좋아해서 복합적으로 만들어진 인생철학이긴 하지만요. 아무튼 이렇게 심층적인 질문을 주셔서 저에게도 뜻깊은 인터뷰였습니다. 요즘은 책이나 영화에서 아프리카를 더 만나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사람이, 특히나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제게 다가온다는 것은 소중한 경험인 것 같아요. 그러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저에게 더 다가와 주세요. 제 블로그는 막여행자의 막기록(blog.naver.com/jh2er) 입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제공: 이정화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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