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렉터를 만나다. MCC글로벌 양혜진 디렉터 인터뷰
패션 디렉터를 만나다. MCC글로벌 양혜진 디렉터 인터뷰
  • THE UNIV
  • 승인 2017.09.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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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유니브 기획형 특집기사, 릴레이 인터뷰
"K패션을 만드는 사람들"


패션을 생각하면 디자이너나 모델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패션은 정교한 기획과 오랜 노하우가 만들어내는 예술입니다. 그렇기에 패션의 중심이 되는 기획, 패션 디렉터의 역할이 참 중요한데요. 오늘은 패션 디렉터 '양혜진'씨의 인터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Q. 양혜진 디렉터님,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분들께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벌 패션브랜드 마케팅 기획 전문 회사 MCC Global의 대표 양혜진이라고 합니다. 유럽에서 오랜 기간 동안 패션마케팅기획 전문가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서울을 중심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연계하여 패션브랜드 마케팅 전략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Q. 패션 디렉터로 소개했지만 실제론 훨씬 더 많은 일을 하시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시나요?

패션문화 큐레이터로 패션문화 마케팅 기획과 브랜딩 사업, 그리고 전 세계의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글로벌 디자이너 에이전시 사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Mode Creative Communication의 줄임말인 MCC Global 에이전시와 섬유 패션 전문기관 및 협회의 패션, 섬유사업 육성 프로그램 기획 및 이 분야의 전문 컨설팅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고요. 앞으로는 한국 최초의 패션과 문화의 융합적 큐레이션을 통해 K-fashion의 브랜드 이미지 업그레이드와 한국 국가 브랜드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발전하고 싶습니다.

 

Q. 양혜진 디렉터님의 일 뿐만 아니라 삶도 궁금한데요. 본인을 한마디로 표현해주세요.

저를 한마디로 요약해서 말하기가 쉽지 않네요. 뭐라고 해야할지... 20대 초반부터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20년을 넘게 살아서 제 안에 두 개의 문화가 공존하는 것 같아요. 오랜 해외 생활과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외적으로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보수적이면서도 지켜야 할 도리를 중요시하는 편입니다.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가지 매듭을 지어야 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시작된 일에 대해서는 과감히 밀어 부칠 때가 많습니다. 저는 들 두 개의 문화와 언어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면서 살아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려운 일이나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하려고 늘 노력하는 편이에요.

Q. 프랑스에서 20년 이상 사셨다고 하셨는데, 그곳에서 하신 일이나 공부 등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사실 패션마케팅 기획 관련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이력이 좀 독특한 편이에요. 저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섬유 디자이너 자격증을 프랑스 파리에서 따서 일을 하다가,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패션 조형예술학을 전공했습니다. 그 후 박사학위를 마치고 패션 조형 아티스트로도 활동하였고, 브랜딩을 하고 홍보하는 문화마케팅기획과 패션마케팅기획 컨설팅 사업도 했어요. 그런 컨설팅 외에도 프랑스 브랜드들을 아시아로 소개하는 쇼룸형 전시기획을 하기도 했고, 직접 쇼룸과 편집샵 매장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크게 보면 패션과 문화예술을 융합하여 좀 더 가치 있는 패션브랜드로 보여줄 수 있는 작업들을 하면서 사업으로 연계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Q. 프랑스에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으신 걸 단번에 알 수 있는데요. 한국으로 오시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인가요?

3년 전, 한국 디자이너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한국 봉제산업의 고급화, 활성화를 위해서 한국 최초의 쇼룸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제안받고 파리에서 서울로 오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들어와서는 이 쇼룸 사업을 어떻게 운영하고 홍보해야 하는지 등 총괄적인 마케팅 기획을 하게 되었고요. 처음 2년간 파리와 서울을 왕복하면서 일을 하다 보니 한국과 파리를 동시에 보며, 한국 시장에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어요. 작은 능력으로나마 한국패션문화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서 한국에서도 조금씩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Q. 지금까지 패션디렉터로 일해오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참 많은 기획을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제가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오게 된 계기였던 르돔 쇼룸 프로젝트입니다. 쇼룸명부터 시작해 로고도 함께 고민하고 쇼룸의 이미지를 어떻게 할 것인지까지, 국내 최초 쇼룸 사업에 처음부터 함께하게 되었는데요. 한국에서 첫 디자이너 쇼룸의 장을 열게 된 프로젝트라 저에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년 전에 이 르돔 쇼룸 사업에 참여했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처음 만났을 때보다 훨씬 발전된 것을 볼 때나, 한국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척박한 한국 시장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알려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는 것에 나름대로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Q. 패션업계에서 종사하시며 추구하시는 콘텐츠가 따로 있으신가요?

저는 문화 전반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패션 분야뿐만 아니라 어떤 브랜드를 만들고 홍보할 때, 모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인데요. 패션은 모든 분야와 연계되어 있고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이며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오브제 디자인, 음식,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화장품&뷰티 매디컬, 스포츠까지 다양한 분야와 융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으로 MCC Global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다양한 문화와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장르 간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신개념 콘텐츠 산업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콘텐츠도 바로 요즘 사람들이 요구하는 SNS와 같이 서로의 스토리를 나누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 믿습니다.

Q. 창조적인 일을 하시는 분들께 있어 영감은 매우 중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작업을 하실 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저는 주로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사람들을 보며 흥미롭다 느끼고, 그들의 각기 다른 매력들을 보면서 영감을 얻곤 합니다. 같은 미술작품이나 영화를 보고도 해석들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그런 걸 들으면서 마케팅 기획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곤 하고요. '사람이 자산이다'라는 말을 그래서 많이 공감합니다. 특히 전 세계에 다양한 패션 피플들을 만나서 그들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서 듣고 보다 보면,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무엇보다 패션디자이너 브랜드 산업을 융성시키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이 듭니다.

 

Q. K패션을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결심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렵지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이 일에 도전하게 된 것은 제가 한국의 패션과 문화를 가치 있는 브랜드로 알리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는 한국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고, 대표 브랜드조차 한국산인지 모르는 나라도 많습니다. 정치나 외교가 패션에 영향을 미친다고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최근에 여러 가지 일들로 국제적인 정세가 패션과 문화 산업의 해외 진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한국의 패션브랜드 이미지를 가치 있게 만들어 전 세계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아끼고, 입고 싶어 하는 그런 브랜드들이 있었으면 합니다.

 

Q. 패션테이너, 에이전시, 아트앤 라이프, 또는 문화융합 기획이란 게 어떠한 것인가요?

'패션테이너'는 제가 만든 단어입니다. 패션과 엔터테인먼트를 합성한 단어인데, 저는 패션디자이너는 옷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그 세계를 자신만이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과 이미지로 전체적인 컨셉 즉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아트디렉터죠. 그리고 다양한 문화, 예술, 연예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 콘텐츠' 즉 엔터테인먼트와 패션디자인이 융합되었을 때, 이것이 막강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겠지만요.

Q. 일을 하시면서 힘든 순간과 보람된 순간은 언제인가요?

보람된 순간은 제가 기획한 패션관련 행사나 해외 마케팅에서 좋은 성과를 얻는 브랜드들을 볼 때와 저보다 경험이 없는 후배들에게 제가 먼저 경험한 노하우를 전달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나눌 때입니다. 힘든 순간은 제가 하고 싶고 또 변화시키고 싶은 의지를 가지고 시도한 일들이, 저의 진심이나 의도와는 상관없이 포기하게 만들 때입니다.

 

Q. 한국 패션업계에서 본인이 하고 계신 일의 전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아주 큰 희망을 가지고 차근차근 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한국패션이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패션문화 콘텐츠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전한 나라이며, K-Drama나 K-Pop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좀 더 체계적인 K-Fashion과의 융합을 통해 패션테이너 콘텐츠를 잘 활용한 브랜드 홍보 마케팅을 할 수 있다면 많은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Q. 10월 서울 광희문에서 패션쇼를 기획하고 계신데, 이 패션쇼는 어떤 컨셉의 쇼인가요?

10월 19일 서울 패션위크 기간에 할 광화문 패션쇼의 컨셉은 '파사쥬' 즉 통로입니다. 일종의 과거와 현재의 통로, 패션과 문화예술과의 융합의 통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희문과 광화문을 많이들 착각하시고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은은하게 불 켜져 있는 광희문을 자세히 보신 분들이 서울에 거주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많지 않을 것 같은데요. 동희문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근처에 있는 조선시대 서울의 관문 중 하나였는데, 그 예전에는 시신을 통과시키던 문이였다고 합니다.

저녁에 은은하게 불이 켜져 성곽길을 이어서 자리하고 있는 광희문은 빛 광, 빛날 희를 써서 광희문이라고 하고 은은한 달빛에도 빛을 발합니다. 그래서 사용된 원래 목적과는 상반적인 은유적 이름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민들의 애환과 슬픔이 존재하는 그 광희문은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장소이며 여기에 한국무용과 그래피티 퍼포먼스, 그리고 패션디자이너들의 컨템포러리 한 패션쇼를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패션문화 융합 콘텐츠를 제안하는 장소, 즉 그것을 통과하는 통로의 컨셉으로 기획하였습니다.

 

Q. 이번 패션쇼에 어떤 디자이너들을 캐스팅하셨나요?

MCC Global의 디자이너 에이전시 첫 출발 멤버라고 할 수 있는 '나인틴에이티' 문정욱 디자이너, 프랑스 출신 'Philippe Perrisse', '은주고'의 고은주 디자이너, 이렇게 3명을 이번 쇼에 선정하였습니다. 3명이 각기 다른 개성과 추구하고 싶은 스타일에 확실히 차별성이 있는 디자이너들입니다.

나인틴에이티의 문정욱 디자이너는 국내 다수의 패션기업들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상품성이 뛰어난 콜렉션을 제안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스타일과 아이템을 그만의 독특한 장인적 감성으로 재해석해 컨템포러리 하면서도 전통 한국적인 코드를 세련되게 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입니다.

Philippe Perrisse는 프랑스 복장협회(Federation Couture Français)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Designer's appartment>에 선정되어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 프랑스에서 촉망받은 신진 디자이너로 소개되었습니다. 파리의상조합과 IFM(프랑스패션마케팅대학)을 마친 꾸뛰르적인 하이엔드 콜렉션을 제안하지만 패션마케팅에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떠오르는 프랑스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은주고'의 고은주 디자이너는 뉴욕에서 패션디자이너 브랜드 회사에 근무하고 국내 패션기업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는 보기 드문 경력을 가진 디자이너입니다. 은주고의 콜렉션은 유동성이 있는 부드럽고 가녀린 여성적인 스타일과 몽환적 이미지가 있는 반면에 터프한 소재로 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운 노마드적 스타일의 주름과 비대칭적인 형태가 여성에 몸에 걸쳐지며 다양한 신비로움을 보여주는 콜렉션 디자이너입니다.

세 개의 브랜드 모두 제가 입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브랜드이고, 장르 간의 크로스오버 협업에 대해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들이며, 자신의 일을 즐기면서 작업하는 디자이너로 저 역시 함께 하게 되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너무나 많은 계획이 있지만, 일단 이번 시즌 행사를 끝내고 난 후의 계획으로는 12월에는 국내에서의 문화융합 전시와 함께 팝업을 기획할 예정이고, 다음 시즌에 중국의 상하이, 향주, 파리, 밀라노, 도쿄 패션시장에 MCC Global 에이전시 소속 디자이너와 함께 만들어 갈 공동 플랫폼 브랜드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한국 패션과 다양한 문화를 융합한 패션테이너 사업을 활성화시켜서 여러 패션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 분야의 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글로벌 패션테이너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기획을 할 예정입니다.

 

Q. 패션업계의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한국에서 패션 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유럽을 가도, 중국을 가도 이런 똑같은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어려운 일을 이루어냈을 때의 성취감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은 어쩌면 가장 유행에 민감하고, 빠르지만 느리게 가야 하는 면도 있는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패션디자이너 브랜드는 창의적이며 장인의 정신을 지켜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세일즈를 잘 하지 않으면 유지하기가 힘들겠죠.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항상 선택에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성공하고 이룰 수 있는 일은 금방 무너지기도 쉽습니다. 성공이라는 것은 것은 결국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이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각자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조만간 다가올 엄청난 변화와 미래 패션산업에 대비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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