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맛집 마마된장 청년, ‘한식 패스트푸드’ 된장찌개로 맥도날드와 한 판
종로 맛집 마마된장 청년, ‘한식 패스트푸드’ 된장찌개로 맥도날드와 한 판
  • 강태희 에디터
  • 승인 2018.04.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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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유니브 기획형 특집기사, “골목의 사업가 인터뷰”

평일 점심시간 12시~1시 사이, 넥타이부대가 활보하는 종로 한복판에서도 유독 줄지어 먹는 종로 맛집이 있다. 대기 1시간은 기본. 백반집? 국밥집? 아니 된장찌개 전문 식당, ‘마마된장’이다. 

미식가 입맛으로 소문난 종로 직장인들과 30년 맛집이 즐비한 부산 서면시장에서 오직 된장찌개 하나로 승부해 맛집으로 인정받은 마마된장의 주인공 김형남 대표를 만나보았다. 

"왜 된장찌개는 왜 안될까?"

한식 패스트푸드 제안 : 된장찌개 세트메뉴

맛있는 된장과 정성으로 한소끔 끓여낸 된장찌개가 햄버거보다 훨씬 영양가 있고 든든한 한끼라는 것을 두루 알려주고 싶었다는 이 청년은 ‘한국형 맥도날드’로 된장찌개 세트 메뉴를 선보여 최근 큰 인기를 얻고있다.

 

매일 먹는, 된장찌개의 재발견 
“전통음식은 왜 안돼?”

'마마된장' 마마애프앤비 김형남 대표

Q. 마마된장 창업의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도 창업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처럼 예상치 못한 인생의 기로에서 돌파구로 창업을 생각한 케이스입니다. 20대부터 열심히 취업을 준비해 30대 중반 정도까지 더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그러다 회사의 경영악화로 하루 아침에 실직을 하게 됐죠. 전 당시 회사 생활을 위해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짐을 싸 고향 근처로 내려갔고, 20년지기 친구를 만나 의기투합해 마마된장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재래식 된장과 국내산 식재료로 깊을맛을 낸 마마된장의 된장찌개

마마된장의 영감은 어머니가 직접 담가 보내주신 된장이에요. 게다가 전 자취하는 남자 중에서도 아침은 아주 잘 챙겨 먹는 사람이었거든요. 매일 아침에 끓여 먹던 메뉴가 된장찌개 한 그릇이었어요. 사실 된장찌개를 한 그릇 끓이는 건 라면만큼 간단한 일이거든요. 육수에 된장 풀고 송송 썬 야채 넣고 끓이면 끝이니까요. 3~4분 끓여서 먹으면 건강하고 맛있어서 매일 먹었어요. 그래서 창업을 생각할 때 된장찌개부터 생각했어요.

Q. 된장찌개는 가정식의 느낌이 강해서 그런지 패스트푸드하고는 거리가 좀 멀어 보이는데요? 
네. 사실 회사 생활 중에 일에 치여서 끼니 떼우려고 샌드위치, 햄버거를 많이 먹지만, 포만감을 오랫동안 느끼지는 못하잖아요. 어머니의 음식이라 제가 물리지 않고, 매일 먹으며 서울 생활에 위로 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도 언제 먹어도 든든한 한 끼를 선물하고 싶었거든요. 직장인들 점심시간 참 짧잖아요? ‘이렇게 건강한 음식을 빨리 먹을 수는 없을까?’ 고민해 지금의 메뉴를 제가 먹던 것처럼 한 뚝배기로 끓여 패스트푸드처럼 만들었어요.  

Q. 된장찌개는 사실 만개의 레시피가 있을 정도로, 집마다 맛이 다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된장찌개 전문점이 제대로 맛 내기도 어렵고요. 레시피에 자신감이 있으셨나봐요.  
사실 마마된장의 된장찌개는 제가 옛날부터 아침에 후루룩 끓여 먹던 된장찌개 레시피와 가장 닮았어요. 제가 가장 잘 하는 음식이기도 하죠. 세상에 수많은 요리가 있지만,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맛이 어머니가 끓여 주신 된장찌개잖아요. 모성애와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그 맛. 마마된장의 캐치프레이즈 ‘세상에 수많은 요리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그리운 것은 어머니가 끓여주신 된장찌개’처럼 기본과 정성에 충실한 레시피를 선보입니다.  

마마된장의 된장을 담그는 마을 기업의 풍경

Q. 집에서 만든 된장으로 맛을 내는 게 쉽지 않아 보여요. 그게 성공의 비결이었나요?  
처음에는 정말 어머니의 된장으로만 시작했어요. 하지만 부산에서 자리를 잡으니 금새 물량이 딸리더라고요. 지금은 마을 기업의 제조방식 연구를 통해 전통적인 어머니의 레시피를 대량으로 구현해내고 있어요.  

 

된장청년의 두 번째 꿈, ‘서울행’
“지방 출신은 안된다고?”
마마된장은 어머니가 일년동안 정성껏 담근 ‘집된장’에 조미료 하나 넣지 않고 뚝배기에 끓여낸다. 그리고 이 한 그릇에는 김형남 대표의 꿈이 담겨있다. 피로했던 서울 생활에서, 바쁘고 간절했던 부산에서의 창업 시절, 그리고 다시 서울로 금의환향하기까지. 김형남 대표는 간절함과 겸손한 마음, 치열한 자기 도전으로 인생의 2막을 살아낸 것.

Q. 부산에서의 첫 마마된장의 시작은 어땠나요?  
와, 처음엔 처참했어요. 하루에 10그릇 판 적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거창하게 가게를 시작한 것이 아니었어요. 물러날 곳이 없다는 절박함에서 시작했지요. 그래서 우여곡절이 많아 창업자들이 겪는 힘든 일을 다 겪었어요. 가게 인테리어부터 운영까지 들어가는 온갖 금전 문제, 심적 고통 등…… 손님이 없을 때는 등골이 오싹하더라고요. 국내 경제 상황의 굵직한 불경기 흐름을 경험하면서, 서면 시장의 다른 가게가 하루 아침에 몇 개씩 바뀌는 것을 보고 마음도 졸였죠.  

Q. 그럼 어떻게 마마된장이 성장할 수 있었나요?  
하지만 된장찌개는 유행 타는 음식이 아니잖아요. 다행히 그 점이 가장 적중한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꿋꿋하게 살아남았죠. 저희의 철학이 통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번 매출이 올라가니 유지가 되더라고요. 매출이 올라갈 때까지 10개월까지는 생고생했지만, 그 다음부터는 초심대로 잘 운영했더니 잘 유지되었어요.  

종각 관철동에 위치한 종로 맛집 마마된장 서울점

Q. 부산에서 마마된장이 성공했는데, 서울로 다시 올라오게 된 이유는 계기가 무엇인가요?  
자영업을 하다 보니 시대가 변해도 자영업에 뛰어드는 마음은 같다는 걸 느끼게 된 게 사실 계기였어요. 맛집이 즐비한 부산 서면시장에서 살아남고 보니, 마마된장 같은 식당이 우리나라에 좀더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게 되었어요. 제게 새로운 도전과 희망이 되는 것은 물론, 창업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도 희망, 이 된장찌개를 먹는 사람들에게도 한 그릇의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서울로 올라올 결심을 했습니다.  

Q. 그런데 마마된장 서울 직영 1호점을 차리게 된 계기가 특별합니다. 와디즈에서 크라우드펀딩을 받았더라고요.  
네. 우선 2호점을 낼 돈이 없었고, 두 번째 마마된장이 어느 정도 성공의 궤도에 오르니 사업성을 평가를 받고 싶었어요.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대중의 평가를요. 다른 벤처 기업들과 사업 분야는 다르지만 저희 사업의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평가 받고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했죠. 

Q. 맞아요. 일반 요식업으로는 와디즈에서 투자 받기가 힘든 걸로 아는데요? 
네. 진심과 패기를 알아봐 주신 덕분인지, 와디즈에서 우선 1차 통과를 받았어요. 그리고 투자자가 직접 방문해 수익률을 상승시키는 공유?참여형 투자로 목표금액 1억 원 펀딩에 성공했습니다. 대중에게도 2차 통과를 검증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행스럽게도 투자자 분들 중께서 ‘된장 하나만으로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치있다’고 평가해주셨더라고요. 이를 통해 자신감의 초석을 다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믿어주신 분들한테도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마마된장 프랜차이즈 확장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김형남 대표가 제시하는 한식형 패스트푸드

Q, 종로에는 워낙 맛집도 많고 한식집도 많은데 종로 맛집이 되기까지 시행착오를 격진 않았나요?  
부산에서 메인 메뉴의 시행착오를 겪고, 올라오니 서울에서는 정신적인 깡이 생겨 괜찮더라고요. 미식가 많은 서면시장과 종로에서 식당을 하면서 느낀 건, 오래된 이 곳들의 터줏대감 식당들은 정말 존경스러워요. 저도 부산과 서울에서의 크고 작은 경험들을 쌓아 저만의 노하우로 함께 오래 성장하고 싶어요.  

Q. 창업을 준비하는 20대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저는 제가 고초를 겪었어도 ‘힘들다. 하지 마’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진정성이 있으면 통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섣부르게 아는 척 하거나, 거짓을 팔면 안됩니다. 창업에서 특히 요식업에서 거짓은 금새 티가 나더라고요. 마음이 진실하고 행동이 성실하다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음식이 건강한 삶을 만든다는 가치를 믿는 김형남 마마애프앤비 대표

“된장찌개 뚝배기처럼 다소 천천히 끓지만, 식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요.” 

어찌 보면 인생의 실패라고 느낄 수 있던 직장의 슬럼프를 딛고,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을 개척해낸 김형남 대표. 철옹성 같은 30년 이상의 맛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국형 맥도날드, 건강한 한식 패스트푸드를 선보이고 있는 그의 포부에는 진정성이 묻어있다. 우리가 그 주목해야 할 지점은 그 진정성.

누구나 매일 가보지 않은 길을 살아 간다. 그러니 종종 부딪치는 실패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 그 크고 작은 실패의 웅덩이를 딛고 일어서는 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패기와 치열한 노력이다. 단순한 종로 맛집을 넘어, 한식 패스트푸드 된장찌개로 한식의 새 길을 열어 가고 있는 김형남 대표의 노력이 된장찌개만큼 진한 맛의 진국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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