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전시회, 즐거운 낙서 공장 ‘슈퍼스타 존 버거맨’ 관람기
미술 전시회, 즐거운 낙서 공장 ‘슈퍼스타 존 버거맨’ 관람기
  • 신수지 에디터
  • 승인 2019.08.16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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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한 색감의 낙서 같은 그림과 깜찍하게 쓰인 '펀팩토리(FUN FACTORY)'라는 글귀, '슈퍼스타'라는 수식어가 붙은 작가의 이름까지. 눈에 확 띄는 포스터가 구미를 당겼다. 오는 9월 29일까지 진행되는 '펀팩토리: 슈퍼스타 존 버거맨 展’ 이야기다.

 

자유분방한 '낙서 천재' 존 버거맨

한국 사람들에게는 지난 2015년 압구정로데오역을 장식한 두들 작품으로 익숙한 존 버거맨은 영국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온라인에 공유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익숙한 재료와 스타일에서 벗어나 영감을 얻기 위해 뉴욕으로 이주, 새로운 주제와 기법을 시도하며 작업을 발전시켰다고. 그의 자유분방한 작업은 삼성, 코카콜라, 나이키, 푸마, 닌텐도, 리바이스, MTV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에디터가 방문한 오프닝 파티 당일에는 존 버거맨이 직접 라이브 페인팅 쇼를 진행했는데, 자신의 작품이 새겨진 의상을 위아래로 맞춰 입고 유쾌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그의 작품 속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모아 실제 인물로 바꾼듯한 모습이었달까.  

'낙서 천재'로 불리는 존 버거맨의 이번 미술 전시회에서는 자유롭고 재기발랄한 캐릭터를 회화, 드로잉, 미디어, 오브제로 표현한 작품 2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존 버거맨에 낙서 천재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는 그가 자신의 작업을 '두들(doodle)', 자신을 '두들러(doodler)'라고 칭하기 때문. ‘목적 없이 끄적거리다, 낙서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두들은 그의 작품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낸다. 생각을 배제하고 손이 흘러가는 데로 작업을 한다는 그는, 그 안에서 생성된 선과 모양 속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이야기를 통해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런 그의 작품들과 마주하기 위해, 에디터도 즐거운 공장의 문을 두드려봤다.

 

재기발랄 캐릭터들이 안내하는 FUN한 공장

전시장에 들어서자, '펀팩토리의 일일 직원이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독특한 문구가 에디터를 반겼다. 안전제일 테이프와 함께 쌓여있는 상자들, 벽면 가득 부착된 독특한 사원증이 다음으로 눈에 들어왔다. 겁에 질린 얼굴로 관객들을 바라보는 '걱정왕(Worry King)'과 일하기 싫은 마음을 숨기고 웃음 짓는 듯한 '일은 짜증 나(Work Sucks)'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펀팩토리의 사원으로 표현되어 있었는데, 그 깜찍하면서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에 한참이나 자리를 뜨지 못했다.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인 캐릭터들이 작품과 전시공간에서 공존하는 모습이었다.

펀팩토리라는 재기발랄한 발상은 모든 섹션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미디어아트로 구성된 '보안검색대'부터 존버거맨의 아트워크가 생산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아트워크 생산라인', 한국 관람객들을 위해 준비된 그래피티 작업을 만날 수 있는 '물류창고'까지. 즐거운 여정이 계속됐다. 거울 위에 그려진 몽환적인 분위기의 네온 페인팅에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7m 규모의 미디어 아트도 더해져 지루할 틈이 없었다.

보다 적극적으로 존 버거맨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마련되어 있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책상과 바닥에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체험놀이터'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존 버거맨은 "모든 사람들이 예술가적 기질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고. 그의 말을 상기하며, 에디터도 가벼운 마음으로 관객들이 만들어내는 작품에 색을 칠했다. 다시 신발을 신은 뒤에는 존 버거맨의 뉴욕 작업실을 재현한 공간과 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상을 보며 여운을 즐길 수 있었다.

이어지는 아트샵에는 존 버거맨의 캐릭터가 담긴 엽서, 사무용품, 티셔츠 등 다양한 종류의 굿즈들이 알차게 준비되어 있었다. 아기자기한 물품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지름신을 피하기 어려울지도. 에디터도 걱정왕이 큼지막하게 프린트된 L홀더와 각종 엽서들을 구매해 왔다. 나만의 굿즈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유료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으니 함께 확인해 보자.

 

그냥, 내가 상상하는 그대로

존 버거맨은 ‘즉흥성’과 ‘즐거움’, 그리고 ‘피자’가 자신의 작업에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라고 말한다. (피자를 좋아하는 버거맨이라니.) 그의 유쾌한 이야기처럼, '슈퍼스타 존 버거맨 전'은 미술 작품 감상을 어렵게만 느꼈던 사람도 흥겹게 즐길 수 있는 미술 전시회다. 동심으로 돌아가 일상의 활력을 얻고 싶은 사람, 창의적인 생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를 심각하게 해석하려 들지는 말 것. 그저 작품을 보고 자신이 상상하는 대로 즐기면 그만이다. 입장과 동시에 마음에 맞는 펀팩토리 직원을 골라보는 것도 전시를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팁이다.

▪ 전시 장소 :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르 메르디앙 서울 1층) 
▪ 전시 기간 : ~ 2019년 9월 29일 (9월 5, 6일 휴관)
▪ 관람시간 : 오전 11시 ~ 오후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 입장료 : 일반성인 15,000 / 대학생 및 만 24세 미만 12,000 / 중 고등학생: 10,000 / 어린이(만 3세부터) 8,000원

 

사진: 에디터 소장사진, M컨템포러리(포스터 및 작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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