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차이나는 클라스, 김경훈 기자의 '사진을 읽어 드립니다' 북토크 참여기
JTBC 차이나는 클라스, 김경훈 기자의 '사진을 읽어 드립니다' 북토크 참여기
  • 강혜라 에디터
  • 승인 2019.09.20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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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의 시대에 전하는
로이터 사진기자의 사진 철학
'사진을 읽어 드립니다' 도서&북토크

지난 수요일 JTBC에서 방영된 <차이나는 클라스>에 한국인 사진기자 최초 퓰리처상 수상자 김경훈 기자가 출연했다.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그는 퓰리처상 수상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민주화의 상징 이한열 열사의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낱낱이 전했다.
에디터는 약 한 달 전 <사진을 읽어 드립니다>의 저자이기도 한 김경훈 기자의 북토크에 다녀온 기억을 되살려보았다.

“사실 이 책을 내고 퓰리처상을 수상했어요. 운이 좋았죠.” 예상과 다르게 소탈한 말로 열린 북토크의 서문. 그 뒤에는 담백한 웃음이 따라왔다. 저자 김경훈은 한국인 사진 기자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언론인이다.

솔직하게 밝히면, 책을 읽어보기도 전에 그의 타이틀과 사진기자라는 직업에 먼저 관심이 갔다. 살면서 이런 언론인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사진기자는 사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난 8월 19일, 합정역 근처 땡스북스에서 진행하는 ‘사진을 읽어드립니다’ 북토크 현장으로 향했다. 

 

저는 역사의 순간을 기록하는 비주얼 스토리텔러, 김경훈입니다

단순히 사진기자로는 자신의 업을 말하기 부족하다던 김경훈 기자. 그렇다고 목숨을 걸고 사진을 찍는 사람인 또 아니라고 말하던 겸손함이 있었다. 토크 초반에서 읽어낼 수 있었던 것은 저자는 화려한 타이틀에 가치를 두기보다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저널리스트였다. 

출처 : widerimage.reuters.com

김경훈 저자가 꼽는 기억에 남는 취재 중 하나는 2015년에 진행된 중국의 위안부 기획 취재.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위안부 문제에 대해 관심이 적다. 일본을 상대로 제2차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승전국임에 집중해, 아픈 역사인 위안부 문제를 들춰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로이터 통신의 wider image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을 볼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손 크기 만한 발을 가진 중국의 위안부 할머니 모습이 충격적이다. 당시 전족으로 인해 발이 불편해진 상태였던 할머니는 집에 침입한 일본군을 피하지 못해 붙잡혔다. 

이렇듯 역사의 순간을 기록하고 있는 김경훈 기자는 자신을 ‘비주얼 스토리텔러’, ‘히스토리안’이라고 소개했다. 나는 중국 위안부 사진을 북토크 현장에서 처음 접했다. 사진은 한 장이지만 그 안에서 개인의 서사, 전쟁의 참상, 여성으로서의 아픔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미지로 이야기를 담아내고, 역사를 기록하는 사진 기자의 역할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진 한 장만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구요?

남수단의 기근을 알린 사진, ‘독수리와 소녀’ / 출처 : 100photos.time.com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사진. 이 사진으로 사진작가 케빈 카터는 1993년 남수단의 전쟁과 가난을 세계에 알리며 퓰리처상을 수상한다. 이전부터 보도와 구조 사이에서 깊은 고뇌, 전쟁과 참상의 트라우마로부터 고통을 겪고 있던 케빈 카터. 이에 더해 여론은 독수리로부터 소녀를 구하지 않았다며 비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신의 동료는 토코자 마을의 폭력 사태를 취재하다가 살해당하고, 괴로움에 결국 케빈 카터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진은 케빈 카터에 대한 오해가 깊은 사진이다. 먼저, 소녀가 죽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던 독수리는 사실과 다르다. 독수리는 살아있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둘째, 사진기자들은 사진의 주인공을 만질 수 없었다. 척박한 환경으로 인해 전염병이 옮을 수 있어 내려진 취재지침이다. 마지막으로 케빈은 사진을 찍자마자 독수리를 쫓아 소녀를 보호했다. 

후에 케빈 카터의 딸은 아버지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아버지와 저 독수리를 동일시했다. 하지만 나의 눈에는 독수리 앞에 속수무책으로 놓여있던 소녀가 아버지였고, 이 세상이 독수리 같았다.

사진은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만 우리가 그 뒤의 이야기는 모두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카메라 뒤에 셔터가 아닌 ‘사람’이 있다는 것. 찍힌 사진은 찍은 사람의 ‘관점’을 드러내는 것이지 모든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영상이 소설이라면, 사진은 ‘시’입니다

사진은 ‘언어’라고 말하는 김경훈 사진작가. 비유하자면 영상은 긴 프레임을 갖고 하나의 흐름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사진은 단 한 장이다. 볼수록 여러 느낌과 상상을 자아내는 사진은 함축적이므로 ‘시’다. 

사진은 단순하고 강렬하기 때문에 명확한 메시지를 주지만 반대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믿고 싶은 대로 믿게 만들거나, 찍힌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무언가가 범람하면 꼭 오용과 남용이 생긴다. 이미지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이제 논의되어야 할 것이 사진 윤리가 아닐까. 

내가 찍은 사진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사진의 당사자가 상처를 받지는 않을지, 사진을 찍으면서 얻는 것 혹은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기회인 북 토크. 사진기자로서 수만 번의 셔터를 눌렀던 기자의 철학과 관점을 빌려 사진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책 들여다보기

사진으로 읽는 역사의 순간
언젠가 봤던 사진인데?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보도사진 중에는 저자가 찍은 사진이 꽤 있다.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는 것이 쏠쏠한 재미다. 작가가 직접 취사선택한 의미 있는 사진을 통해 시사와 역사까지 모두 읽어낼 수 있다. 

심령, 포르노, 셀카, 인간의 욕망이 담긴 사진 읽기
사진은 인간의 욕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공포, 성, 자기애 등은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다. 심령사진, 포르노 사진이 발달하게 된 이유, 셀카와 그 속에 담긴 오해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진의 역사와 그 힘
사진기에 따라 사진을 찍는 환경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그림에 대항마로 처음 사진기가 등장했을 당시 비싼 가격과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로 인해 사진을 회화처럼 찍는 경향이 강했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자연스레 찍힌 사진처럼 왜곡시키거나,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데 이용된 정치적인 사진 이야기를 들으면 사진의 힘을 절로 느낄 수 있다. 

 


사진으로 이야기하고 말하는 시대, 우리는 어떤 철학을 가질 수 있을까?

사진을 매일 찍는 당신도 비주얼 스토리텔러. ‘사진을 읽어 드립니다’를 통해 나만의 사진 철학을 발견해보자. 

 

사진 : 에디터 소장사진, widerimage, 100 photos times, 예스24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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