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여행, 절친과 함께 떠난 1박 2일 강릉 여행기
강원도 여행, 절친과 함께 떠난 1박 2일 강릉 여행기
  • 송다혜 에디터
  • 승인 2020.01.23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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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마치 뭔가를 먹고 싶은데,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는 것처럼. 국내여행 추천을 검색해봐도 딱히 끌리는 곳이 없었다. 사실 꼭 이번에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되지만 계속 미루다 보면 정말 못 갈 것 같았기 때문에 우린 여행지를 정해야 했다. 그때 친구가 말했다. "마음 편하게 먹고, 자고, 해 뜨는 것만 볼까?"

결국 우린 일출 명소를 검색했고, 맛집까지 있는 강릉을 선택했다. 강릉은 지금까지 3번 넘게 갔는데도, 매번 새롭고, 그리운 곳이다. 바다만 보고 와도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그런 곳. 우린 아침 10시 서울역에서 만나 KTX를 탔다. 기차여행은 달걀 이라면서 가방에서 물, 달걀, 과자, 빵을 꺼냈다. 그렇지, 시작부터 먹방으로 시작해야 우리 여행이지. 

 

초당 할머니 순두부

 

한 친구는 기다리는 한이 있더라도 가고 싶은 곳에 가야 하고, 다른 친구는 그런 기다림을 좋아하지 않았다. 서로 합의점을 찾기 위해 강릉 초당순두부 거리에서 그나마 줄이 별로 없던 초당 할머니 순두부 집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우리 앞에 30팀이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다행히 의자가 있었고, 날씨가 춥지 않았기 때문에 기다릴 수 있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 차례가 왔다. 다른 사람 눈에는 든든하게 먹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우리 입장에선 아침을 대충 때워서인지 배가 고팠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말도 없이 흡입했다. 사진 찍는 습관이 없는 탓에 음식 사진을 찍지 못했다. 순두부백반과 얼큰째복순두부가 대표 메뉴이며 얼큰째복순두부가 더 취향에 맞았다. 다른 테이블에도 백반 하나 얼큰 순두부가 2개 이렇게 있었으니, 다들 우리와 비슷한 듯하다.

 

강문해변

초당순두부에서 도보 약 20분 거리에 강문해변이 있다. 강릉 시내를 둘러볼 겸 길을 따라 걸었다. 여행은 역시 걸어야지. 낯선 곳에서 아무도 모르는 사람을 지나치며 사소한 것에 웃는 그런 소소한 재미가 좋다. 지도를 끄고 강문해변에 가는 듯한 커플을 따라갔다. 바람이 생각보다 많이 불지 않았는데, 해변과 가까워지니 바다 냄새가 났다. 본능적으로 바다 냄새를 따라 앞에 있던 커플보다 더 빠르게 도착했다.

매일 높은 건물 틈에서 살다가, 이렇게 확 트인 바다를 보니 너무 시원했다. 조금 추웠지만, 그 추위도 잊을 만큼 상쾌함이 더 컸다. 바다 감상도 잠시, 각자 포즈를 정해 설정 사진을 찍었다. 머리를 만지듯 자연스럽게, 가짜 웃음으로 자연스럽게. 그리고 말없이 바다를 감상했다. 

 

오죽헌

역사 영화를 보고 공부가 다시 하고 싶어져서 한국사 자격시험 1급을 취득했다. 짧게 요약된 한 권의 책으로만 공부하기엔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여행 올 때마다 역사의 공간을 꼭 찾는 편이다. 친구들이 앞장서서 걸을 때 나는 건물마다 적혀있는 글을 읽으며 천천히 오죽헌을 둘러봤다.

오죽헌은 지폐 5천 원권과 5만 원에 새겨진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이 태어난 곳이다. 율곡 이이의 저서 <격몽요결>과 벼루를 보관하기 위해 지어진 어제각이 있고, 벼루 뒷면에는 정조가 율곡 이이를 찬양하는 글이 새겨져 있다. 사랑채, 안채 뒤로 펼쳐진 대나무 풍경과 한옥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강릉 세인트 존스 호텔

스타일이 잘 맞는 친구와 여행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소한 일에도 트러블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다행히 우리는 몽골, 타이베이, 중국 등 여러 나라를 함께 할 정도로 여행 스타일이 잘 맞았다. 보통 우리는 머무는 여행을 좋아한다. 돌아다니기보다 한 곳에서 쉬며 먹는 것만 찾아다니는 그런 여행. 또 숙소도 중요하다. 청결해야 하고, 전망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강문해변이 보이는 세인트 존스 호텔을 예약했다.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객실을 얻을 수 있었다. 전화로 예약하면 1인 조식이 무료라서 조금 저렴하게 방을 얻을 수 있다. 

방의 온도는 적절했고, 생각보다 좁지 않고 쾌적했다. 짐을 내려놓자마자 침대에 대자로 누웠다. 잠시 멍을 때리다가 베란다로 나갔다. 파도가 시원하게 치고 있었다. 체크인이 4시였고, 짐을 풀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일몰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있는 날이었다.

 

중앙시장

회와 닭강정 등을 구매하기 위해 택시를 불렀다. 10분 뒤에 겨우 잡을 만큼 택시가 별로 없었다. 중앙시장까지도 밀리는 시간이라 20분 정도 걸렸다. 배가 고프기 시작했는데, 중앙시장 가게마다 많은 대기줄이 있었다. 춥기도 했고, 기다리는 걸 싫어하는 친구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줄을 보니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할 것만 같았다. 그때부터 친구의 불평이 시작됐다. 줄이 별로 없는 곳에서 기다렸지만, 이곳마저 30분은 기다렸던 것 같다. 덕분에 저녁 시간은 훨씬 늦어졌고, 회만 구매하고, 닭강정은 포기했다. 사실 밥 먹어야 할 시간이 훨씬 지나있었다. 저녁이 되니 낮보다 추웠고, 택시도 잘 잡히지 않아서 다들 예민했다. 그런 예민함을 줄이기 위해 택시를 타자마자 치킨을 주문했고, 더 이상 불평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일출

해는 빨리 지고, 늦게 뜬다. 덕분에 푹 잘 수 있었지만, 창문을 열어보니 구름이 있었다. 어제 걸어 다닌 탓에 다리가 부었고, 바람을 많이 맞은 탓에 감기 기운도 있었다.

결국 우린 밖에서 보는 일출을 포기하고, 호텔 베란다에서 해를 기다렸다. 기다릴수록 해보다 먹구름 위로 붉어지는 하늘만 볼 수 있었다. 해돋이 보러 온 여행인데 못 본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목적은 이룰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세상의 이치를 알아버린 나이가 된 덕분일지도 모른다. 해는 못 봤지만, 주변으로 붉게 물든 하늘에 만족하며 조식 먹을 준비를 했다. 

 
 

경포대

경포대로 갔다. 경포해수욕장은 많이 가지만, 경포대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일몰로 더 유명한 곳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을 수도 있고. 경포대에 올라가 사진을 찍고, 트인 경포호를 보면서 경포 가시연 습지 생태공원을 걸었다. 갈대도 있고, 한적하고, 춥지 않아서 좋았다.

 

테라로사

책과 서점이 있는 테라로사로 향했다. 자리 잡고, 하우스 주스와 커피를 주문했다. 핸드드립을 좋아해서 서울에 있는 테라로사에 자주 갔었다. 그곳과는 다른 분위기와 매력 때문에 사진 찍기 바빴다. 지하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이 있고, 2층에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 있다. 여행지 카페 중에 노 키즈존이 있는데, 테라로사처럼 공간을 구성한다면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강릉 청국장

어제는 검색해서 맛집을 찾아다녔지만, 이번엔 눈에 보이는 식당을 들어간다. 다행히 맛은 성공이었다. 반찬도 맛있었고, 무엇보다 전골 국물이 너무 맛있었다. 한 공기로 부족할 정도로. TV에서 좋아하는 드라마가 방영하고 있었다. 낯설지만 익숙한 모습에 괜히 편안했다. 

 

원흥 건어물

여행 오면 기념품이 빠질 수 없다. 난 보통 선물로 먹는 걸 구매한다. 물건이 여행의 기억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가끔은 "이걸 왜 샀지?" 하며 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먹는 걸로 그때의 분위기를 떠올리기로 했다. 우선 부모님께 드릴 오징어와 쥐포를 구매하고, 내가 먹을 쥐포와 미역을 구매했다. 만족스럽다. 오징어를 구매하면 그 자리에서 조금 작은 오징어를 구워서 주시는데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못 갈 것 같았던 여행도 결국 친구의 한 마디와 발 빠른 친구 덕분에 올 수 있었다. 이렇게 마음 맞아서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편하고 즐겁다. 이런 친구들과 함께 해서 인지 강릉여행이 벌써 그립다. 

 

사진 : 에디터 소장 사진

 

더유니브 송다혜 에디터 webmaster@theuni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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