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담배공장 창고의 특별한 변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방문기
옛 담배공장 창고의 특별한 변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방문기
  • THE UNIV
  • 승인 2020.08.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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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는 독특한 설명들이 붙는다. '원래는 담배 공장이었던 곳', '우리나라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라는 두 가지 이야기다. 실제로 이곳은 한때 담배 100억 개비를 생산하던 연초제조창 창고를 개조해 문을 열었다. 옛 창고의 벽면과 굴뚝 등 특징은 최대한 살렸다. 전시와 수장의 개념이 결합된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기도 하다. 이곳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직접 수장고에 들어가 미술관의 수집 활동을 체험하게 된다. 미술관의 내밀한 공간을 엿보며 방대한 양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최근 tvN ‘서울촌놈’에도 등장한 이곳은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거리두기 관람’ 예약을 받고 있다.

 

개방 수장고

 

 

 

깔끔하게 꾸며진 1층 로비에서 고개를 돌리면 투명한 유리문이 보인다. 유리문 너머에는 조각과 공예 작품들이 들어찬 넓직한 공간이 있다. 이 신기한 미술관의 특징이 제대로 드러나는 개방 수장고다. 이 공간에는 김복진, 송영수, 김세중 등 한국 한국 근현대 조각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별다른 가림막 없이 전시되어 있다. 키키 스미스의 <여인과 양> 등이 대표적인 소장품으로 꼽힌다.

 

'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도시 청주답게, 아예 공예 작품들을 모아둔 수장고도 있다. 도자, 나무, 금속, 섬유 등 다양한 재료와 형태의 작품들을 살펴보고 나면, 그간 자주 접하지 못했던 공예품들이 보다 친근하게 다가온다.

 

미술은행 수장고와 보존과학실

 

 

 

 

2층 관람객 쉼터에서 잠시 휴식 시간을 갖고 3층으로 향했다. 3층에서는 <나만의 보물을 찾아서> 전이 진행 중이었다. 미술은행 소장품 중 회화, 사진, 공예, 설치미술 등 장르별 작업들을 엄선, 벽면과 수납장에 빼곡히 쌓아올려 전시한 공간이다. 1층이 그러했듯, 먼저 넓직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다음으로는 화려한 색감의 재기 발랄한 작품들이 시선을 끌었다. 눈을 떼기 어려운 재미있는 작품들을 코앞에서 앞뒤로 살펴보고 있노라니 미술관의 관계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다.

 

 

 

 

한참 시간을 보내다 겨우 빠져나오고 나니 보존과학실이 보인다. 미술 작품의 재료와 보존 처리에 필요한 도구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시간을 잘 맞춰가면, 보존처리실에서 작품을 수복하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다.

 

특별 수장고

 

 

4층에는 국립 현대무술관 소장품 가운데 기증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한 특별 수장고가 있다. 김정숙, 임응식, 한기석, 황규백의 작품 약 800점이 수장, 보존, 관리되고 있는 곳이다. 콜렉션 상당수는 1971년부터 최근까지 작가와 유족, 개인 소장가들에 의해 기증됐다.

 

에디터 방문 당시는 특별 수장고 입구에서 제한 인원 내에 들면 입장이 가능했다. 안내에 따라 슬리퍼를 신고 입장하니, 비밀 공간에라도 들어선 기분. 별다른 장식 없이 놓여있는 작품들이 이상하리만치 빛나 보였다.

 

 

 

여러 작품들 중에서도 에디터는 황규백 작가의 작품들이 유독 기억에 남았다. 동판화 기법 중 하나인 메조틴트(mezzotint)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숙달한 작가인데, 섬세한 묘사와 시적인 이미지 표현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톤의 신비로운 그림들이 마음을 울려 발길을 떼기 어려웠다.

 

야외 전시

 

 

 

미술관을 빠져나와 마지막으로 야외전시물을 감상했다. 건물 외벽에 코디최 작가의 <베네치안 랩소디-허세의 힘>이 설치되어 있었다. '2017 베니스비엔날레' 출품작으로 국내 아르코미술관 실내 전시장에서 귀국 보고전을 한차례 가졌지만, 작품 원래의 취지대로 야외에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호랑이, 공작, 용 등 동물 형상의 LED 조명이 화려하게 빛나는데,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네온 광고판을 모방한 작품이라고. 자본주의의 핵심 요소인 광고기법을 차용해 현대 미술에 드리운 자본주의 논리를 신랄하게 풍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이렇게 시기별로 다양한 야외 프로젝트를 진행하니, 건물 외부의 작품들도 놓치지 않는 게 좋겠다.

 

특별한 미술관 체험에 목마르다면

 

그동안 몰랐던 미술관의 다양한 면모를 만나고 싶다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미술품의 보존과 복원부터 훼손된 작품의 재생까지 엿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I 화~일요일 10:00~18:00(1월 1일, 설 · 추석 당일 휴무)

I 관람료: 무료(전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현재 홈페이지에서 관람 예약 운영)

I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사진: 에디터 소장 사진

신수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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