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너의여행은?] 여행 에세이 '내가 그곳에 있었을 때' 저자 서현지
[인터뷰-너의여행은?] 여행 에세이 '내가 그곳에 있었을 때' 저자 서현지
  • THE UNIV
  • 승인 2017.05.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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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위한 매거진 더유니브에서 준비한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20대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일곱 번째 인터뷰, 인도 여행 에세이 '내가 그곳에 있었을 때'의 저자 서현지 님입니다. 여행 에세이 및 다양한 강연을 통해서 청춘들에게 여행에 대한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싶다는 서현지 님의 이야기, 한번 들어볼까요?

 


 

Q. 안녕하세요 서현지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글쓰기를 좋아하고 여행을 사랑하는 여행작가 서현지라고 합니다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더유니브’ 구독자분들을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갑습니다. ^ ^ 

 

Q. 여성 혼자서 해외여행을 꾸준히 해나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처음 마음을 먹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 시작은 한창 대학생활을 하던 스물셋 시절이었습니다저는 당시 인도 미술의 이해’라는 교양 수업을 수강했었어요솔직히 말하자면이 수업은 다른 교양 신청에 실패하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들었던 수업이었답니다. ^ ^ 당시에 전 미술에도 관심이 없었고인도는 더더욱 안중에도 없었던 그런 학생이었기 때문이죠먼 훗날이 수업이 제 인생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 줄도 모르고요.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수업 시간에 맞춰 강의실에 들어섰는데강의실 스크린에 새하얀 타지마할이 띄워져 있는 걸 발견했어요동그란 지붕반듯한 몸체그리고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는 그 하얗고 고귀한 빛깔까지그 눈부실 정도로 반짝반짝 빛나는 타지마할을 보는 순간태어나서 처음으로 나 여행가보고 싶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스물셋이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나라 밖으로 벗어나 본 적 없던 제가이상하게 그 타지마할을 보는 순간 죽기 전에 꼭 한 번쯤은 저 타지마할을 직접 내 눈으로 봐주어야만 할 것 같았죠지금 떠나지 않으면 앞으로도 영원히 이렇게 안주하며 살아갈 것만 같은 기분타지마할을 온 힘을 다해 나를 인도로 끌어당기는 것만 같은 느낌전 그래서 결심했어요. ‘저기에 꼭 가야겠다반드시 저걸 내 눈으로 직접 보아야겠다지금 당장.’이라고.

그렇게 저의 첫 여행은북 인도 아그라의 어느 새하얀 건축물타지마할을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Q. 이번에 인도 여행 에세이 내가 그곳에 있었을 때를 출간하셨다고 들었어요여성에게 인도는 혼자서 쉽게 여행할만한 여행지는 아니라는 인식이 강합니다인도 여행을 계획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스물셋스물아홉그리고 서른저는 총 세 번의 인도 여행을 마친 뒤 저의 첫 에세이 내가 그곳에 있었을 때라는 책을 출간했어요그리고 이런 저의 무한한 인도 사랑에 대해 많은 독자분들이 질문을 던지십니다. ‘왜 하필 인도였어요?’ 하고.

사실인도는 제게 있어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었어요위에선 언급하지 않았지만스물셋 시절의 저는 한가로이 여행을 다닐 수 있는 형편이 못되었었답니다아버지가 사업을 하다 크게 실패를 한 이후로 집안이 많이 어려워졌었거든요그래서 이십 대 초반의 저는 아르바이트와 학비 걱정에 하루하루를 참 고되게 살아야만 했었기 때문에 여행을 간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어요

그러던 도중마치 하늘이 내린 선물처럼 모 기업에서 시행한 공모전에 1등으로 당선이 됐습니다100만 원이란 당선금. 학생으로선 굉장히 큰 금액이었기에 당시 가정형편을 생각한다면 저금을 해두는 것이 맞았겠지만이상하게 저는 그러고 싶지가 않았어요그냥 그 100만 원 만큼은 온전히 저 하나만을 위해 쓰고 싶었고고단했던 제 이십 대 초반 인생에 작게나마 선물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지요마치 영혼을 빨아들이는 것만 같았던 타지마할그리고 때마침 수중에 들어온 당선금. ‘그래이 돈으로 여행을 가자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외여행 한번 시원하게 해보고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자이건내 스스로를 위한 선물인 거야.’ 하고요.

그래서 이 인도라는 나라는 제게 있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 거울이자고단했던 인생에 한 템포 편히 쉬어가게 해준 삶의 쉼표였기 때문에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재차 다시 찾을 수밖에 없었어요이젠 제가 인도를 사랑하는 이유제가 자꾸자꾸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가여러분들 가슴에 조금은 와 닿으실까요? ^ ^ 

 

 

스리랑카 한 달 살기는 지금도 활발히 진행 중이에요. 하루하루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중이지요사실 한 달 살기를 애초에 계획하고 스리랑카로 떠나온 것은 아니었어요처음엔 그저 정신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면 그저 되었다그리 생각을 했었답니다

하지만 스리랑카 누와라엘리야라는 어느 산동네에 도착한 순간갑자기 그 조그맣고 아름다운 동네가 궁금해졌어요소똥 냄새가 가득 풍겨오는 밭스리랑칸들의 일상이 묻어나는 재래시장마음에 쏙 드는 이 숙소와그리고 그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갈 제 모습까지그 모든 것 하나하나에 호기심이 들었죠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왠지 여기서 살면 좀 행복하겠는데?’ 하고요그래서 그냥 즉흥적으로 결정을 하게 된 거예요무작정 행복해지고 싶어서요참 대책 없는 결정이었지만저는 그 선택을 결코 후회하지 않아요사실 저이곳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참 행복하거든요. ^ ^ 

처음 스리랑카는 선택한 이유는 단 두 가지. ‘경치가 좋고’, ‘사람들이 순박하다’라는 이유 때문이었어요한국에서 굉장히 바쁘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일했기 때문에여행지에서만큼은 그저 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그래서 저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곳사람이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동네그런 곳을 물색하던 중 인도양의 눈물이라 불리는 스리랑카에 시선이 가게 됐고거기에 화룡점정으로 사람들까지 굉장히 순박하다는 여러 유경험자분들의 후기를 읽고선 이번 장기 여행지로 스리랑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직접 약 3주 정도 스리랑카를 겪어온 바이곳으로 오길 정말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 굿 초이스!

 

 

Q. 스리랑카에 머무시는 동안 의식주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옷은 웬만한 건 다 사 입었어요. 제가 있는 누와라엘리야는 선선하고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지만사실 수도인 콜롬보다 시기리야가 있는 담불라 쪽은 아주 쪄 죽일 정도로 더워요그래서 각 지역의 날씨에 따라 필요한 옷들을 그때그때 사 입으면서 여행하고 있습니다숙소 역시 마찬가지고요. 너무 더운 날엔 예산을 좀 올려서 에어컨 있는 방에 자고적당히 버틸만한 날씨다 싶으면 좀 저렴한 방에 옮기기도 해가면서그렇게 유동적으로 여행하고 있어요물론 지금은 3주째 누와라엘리야 숙소에서 붙박이 생활을 하고 있지만요! ^ ^

이번 여행에서 가장 독특한 점은 의식주 중 이 어마어마하게 화려하단 거예요한 달 살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제가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기 시작했거든요재료를 사와 김치를 담고한국에서 가져온 불닭볶음 면도 끓여먹고동행과 육개장과 간장 찜닭을 해 먹기도 하며 매끼 마다 아주 푸짐하게 잘 먹고 있답니다입에 맞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니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흐흐그리고 가끔은 밖에 나가 외식을 하기도 해요햄버거나혹은 이곳 전통 볶음밥이 당긴다거나 할 때는 타운으로 나가 식사를 하고 돌아옵니다가격은 비싸봐야 한 끼에 3,800원 정도굉장히 저렴하죠? ^ ^

 

 

Q. 그동안 여행을 다녀온 나라 및 도시 중다시 가보고 싶은 곳 3군데를 뽑으면 어디인가요이유도 함께 알려주세요!

인도 이야기는 앞에서 했으니 제외하고, ‘캐나다’, ‘네팔’, ‘캄보디아를 꼽겠습니다.
먼저 캐나다는 제가 오랜 기간 워킹홀리데이를 했던 나라이니 만큼그 아름답고 눈부신 풍경을 꼭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서 선택했어요제가 머물렀던 지역은 캐나다 극서부의 빅토리아라는 섬마을이었는데요빅토리아의 ‘부차드 가든이라는 곳에 가면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진귀한 꽃들이 지천에 널려있어요혀뿌리가 달달해질 정도로 달콤한 꽃향기가 사방에 퍼져있던 그곳빅토리아를 대표하는 명물 볼거리인 만큼더유니브 독자님들도 꼭 한 번은 빅토리아 부차드가든의 그 천국 같은 모습을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추천하게 됐답니다.

 

 

다음은 네팔저는 네팔 카트만두에서의 기억이 참 좋았어요사실 네팔 여행자들의 대부분은 포카라 지역으로 트레킹을 하러 가시지만 저는 트레킹을 할 만한 체력이 되지 않을뿐더러 그 산봉우리를 오를 자신도 없었기 때문에 카트만두에만 오래 머물렀었답니다카트만두는 골목이 약간 복잡하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단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재미있는 것들로만 가득 차 있었지요맛있는 음식들이 도처에 널려있고서남아시아 등지에선 그리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쉽게 만날 수 있죠

또 사람들 역시 매우 친절하고알록달록하고 예쁜 옷들이 가게마다 널려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이국적이고 예쁜 옷들을 마음껏 입어볼 수도 있어요도시의 분위기를 굳이 타국과 비교해보자면 태국보다는 살짝 더 강하고인도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느낌음식사람풍경그리고 골목의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바로 네팔 카트만두입니다.

 

 

마지막은 캄보디아사실 캄보디아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이었어요이상하게도 캄보디아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너무 많이 보았었거든요물론 인도나 네팔스리랑카 역시 그런 아이들이 많긴 하지만그중에서도 캄보디아 아이들은 유독 저 학교 가고 싶어요볼펜 주세요’ 하고 요청했던 경우가 굉장히 많았답니다심지어 제가 돈을 내밀어도 아니이거 말고 볼펜 주세요’ 하는 아이도 있었을 정도예요

그래서 캄보디아를 떠나면서언젠가 제게 기회가 된다면 이 캄보디아 아이들을 위해 교육봉사 활동을 진행해보겠다 결심을 했었답니다만일영어를 굉장히 잘 하거나혹은 바느질이나 기타 손재주가 굉장히 뛰어난 여행자라면 캄보디아에서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 굉장히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여행을 하며 그 나라 사람들을 위해 뭔가 보탬을 주고 싶은 분이라면 캄보디아에서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추천해보아요.

 

 

Q. 현지님이 다녀오신 여행지 중여행 초보자들이 가장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나라를 추천해주세요혹시 그곳으로 떠난다면 챙겨야 할 팁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부담 없다의 기준이 굉장히 상대적이긴 하지만굳이 선택하자면 저는 태국을 추천하고 싶습니다우선 태국은 우리나라와 비교적 멀지 않아 시간적 제약이 있는 분들께 적합하고또 스콜성 비가 내리는 우기를 제외하곤 날씨도 여름 날씨라 옷 챙기기 매우 간편하거든요그리고 저렴한 물가에 맛있는 음식들그리고 가이드북이나 기타 여행 자료들도 많기 때문에 처음 여행을 떠나는 분들에겐 비교적’ 부담 없는 나라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안전 수칙은 철저히 지키셔야겠지만요!)

 

 

 

Q. 책도 출판하시고다양한 강연도 진행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책을 쓰실 때나, 강연을 진행하면서 독자혹은 청자들이 반드시 얻어 갔으면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여행이 생각보다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어요사실 저도 첫 여행을 결심하기 전까진 나 영어도 못하는데 어쩌지나 비행기 타는 것도 좀 무서운데 어쩌지?’ 하며 걱정이 참 많았었거든요하지만막상 또 해외에서 이리저리 부딪히고 경험을 쌓다 보니 걱정했던 것만큼 여행이 어렵다거나또 거창한 것들이 아니더라고요. 

물론 이런저런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단련이 되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어찌 되었든 무작정 겁부터 낼 문제는 또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안전 수칙은 철저히 지키되조금만 유연한 맘으로 여행을 접근하다 보면 생각보다 훨씬 더 즐겁고또 행복하게 그 시간을 채우고 돌아오실 수 있을 거랍니다.

 

 

Q. 다양한 나라를 경험하면서 느낀 점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현지님에게 여행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앞서 말씀드렸지만저에게 있어 여행이란 삶의 쉼표와 같은 것이랍니다저는 몸보다는 마음이 지쳤을 때 주로 여행을 떠나요사람에 지쳤거나업무에 지쳤거나혹은 지금 내 생활 자체에 회의가 왔을 때그래서 마음이 너무너무 힘들 때. 그럴 땐 모든 걸 내려놓고 과감하게 여행을 떠나곤 하지요그래서 고단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휴식기를 갖고 싶은 분들은 그 공백기를 여행으로 가득 채워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고 조심히 조언을 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막연히 여행을 꿈꾸고만 있는 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여행이 항상 ‘정답’이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그래도 한 번쯤은 용기를 내어 어디론가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해요. 그곳이 해외든해외가 아니든 장소는 아무래도 좋아요그저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어떤 장소로 훌쩍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혹은 여행지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특별한 인연을 만들어 나가는 것그냥 그것 자체로 일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고내일을 맞이할 용기가 되어주기도 하거든요

해외여행이 두려우신 분들은 국내여행부터 차근차근그저 옆 동네라도 상관없으니 조금씩 조금씩 떠나는 재미를 느껴보세요낯선 장소가 주는 새로움처음 만나는 인연들이 주는 신선함그 추억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그 세계 외에, 지금까지는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우주가 탄생할지도 모르거든요.
긴긴 인터뷰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오늘도. ^ ^

 

*사진 제공 - 서현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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