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250일, 여행을 찍는 블로거 오세본님의 이야기
세계여행 250일, 여행을 찍는 블로거 오세본님의 이야기
  • THE UNIV
  • 승인 2017.08.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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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위한 매거진 더유니브에서 준비한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20대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열여섯 번째 인터뷰, 프로와도 같은 실력으로 세계여행 여정을 카메라에 담아낸 오세본님 입니다. 현재 <여행을 찍다>라는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 중이시기도 하며 최근 250일간의 세계여행 일정을 끝마치고 돌아오신 오세본님의 인터뷰. 한 번 들어보실까요?

 

Q. 오세본님, 반갑습니다! 인터뷰를 읽고 있으실 더유니브 독자분들께 인사 및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네이버 블로그 <여행을 찍다>를 운영 중이며, 글과 사진이 좋아서 그리고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서 250일간의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온 오세본이라고 합니다.

 

Q. 직장생활을 하시다가 그만두시고 세계여행을 떠나셨는데요. 고민이나 걱정은 없으셨나요? 세계여행을 꿈으로 가지게 되신 이유는 무엇이신가요?

세계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딱 두 번 해외를 나가봤어요. 한 번은 대학교에서 일본을, 그리고 한 번은 가족과 함께 태국을 다녀왔죠. 사실 그렇게 다녀온 해외는 저에게 크게 매력적인 곳이 아니었어요.

여름이면 친구들과 바다와 계곡을 가는 정도를 여행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저의 첫 번째 배낭여행은 놀랍게도 속초부터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이었죠. 그때 저는 대학교 4학년, 나이는 26살이었어요. 속초에 도착하고 늦은 점심을 먹은 뒤, 해안 도로를 따라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죠. 그때 짠 내 나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그리고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동해안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면서 처음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국내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외국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라고 말이죠.

그 뒤로도 수많은 국내 여행지를 혼자서 다녀왔어요. 원래 글 쓰는 것과 사진을 좋아해서였는지 몰라도 여행이 더 낭만적으로 느껴졌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세계 여행을 생각한 것 같아요. 그리고 결국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1년 정도 일하고 그 돈으로 여행을 다녀오자'라고 목표를 세우게 되었죠

그렇게 직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행에 대한 꿈을 품었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크게 걱정이 없던 것 같아요. 오히려 제 인생에서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정말 온전히 나다운 시간을 보내보자'라는 욕심이 컸죠.

 

Q. 250일간의 여정을 끝으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셨는데요. 세계여행 중 방문한 나라들과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를 소개해주세요!

250일 동안 저는 베트남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미얀마,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 이집트, 벨기에, 프랑스, 체코, 그리고 이태리까지 13개 국가를 다녀왔어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라오스 루앙남타의 정글에서 보낸 하룻밤이었어요. 아침에 출발해 8시간을 걸어서 도착한 곳은 카무족이라는 소수민족이 사는 마을이었죠. 그곳에서는 여행자를 위한 에코 롯지와 현지인 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을 택할 수 있었는데, 저와 외국인 친구들은 현지인 집에서 잠자리를 갖는 것을 선택했어요.

전기 하나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마을의 사람들은 정말 순수했고, 밤에는 모닥불 하나를 피워놓고 사람들과 함께 수없이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봤죠. 그 순간은 아마 여행 평생을 지나도 잊지 못할 거예요.

 

Q. 블로그 <여행을 찍다>를 운영하시면서 기나긴 여행의 여정을 꼼꼼하게 기록해주셨는데요. 바쁜 일 정 속에 여행을 기록하시는 게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여행을 블로그에 담아내신 의도나 의미는 무엇이었나요?

 

여행 초반에는 포스팅을 거의 매일 썼던 것 같아요. 여행 100일까 지는 그래서 포스팅 수가 여행한 날짜보다 많았었죠. 블로그 운영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다 보니까 여행에 조금 소홀해지는 느낌이 들었고, 여행에 조금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블로그든 사진이든 글을 쓰는 것이든 여행이든 많은 걸 하고 싶었는데, 모두 다 가져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제 블로그에는 <여행을 찍다>라고 블로그 이름과 같은 카테고리가 있는데, 그곳에는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과 함께 여행에서 느낀 점들을 담아낸 에세이 형식의 글이 쓰여 있어요. 여행을 하면서 노트와 휴대폰 메모장에 적은 것들을 컴퓨터에 옮겨 적었고, 이집트에서 본격적으로 글을 정리하고 포스팅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5번째 포스팅을 하고 나니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내용들은 나중에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간 뒤 본격적으로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제가 블로그를 통해서 여행에 느낀 점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그곳에서 가장 잘 표현한 것 같아요.

 

Q. 블로그 제목처럼 프로와 같은 아름다운 여행 사진들을 찍고 계신데요. 여행 사진을 찍는 팁이나 쓰고 있는 카메라 등을 알려주세요.

블로그나 SNS를 통해 많은 분들이 제 사진들을 많이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제 사진 실력이 뛰어나다고는 생각을 하지 않아서 어떤 팁을 드려야 할지 고민이 되지만, 딱 한 가지 사실은 확실해요. 여행을 하다 보면 정말 많은 순간들을 지나치기 마련인데, 그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이집트 아스완에서 룩소르까지 여객선을 타고 이동을 했어요. 마지막 날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었는데, 나일강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저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거예요. 저는 바로 카메라를 꺼냈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죠. 그래서 저는 나일강에서 낚시하는 어부의 모습을 찍을 수 있었죠.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카메라에 담아낸 것보다 저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었어요. 어떠한 순간이라도 사진을 찍을 준비가 되었다면, 아마 여행 중 좋은 사진들을 많이 찍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아, 그리고 제가 쓰고 있는 카메라는 니콘의 D750입니다.

 

Q. 많은 곳들을 여행하시면서 슬럼프가 오거나 힘드신 적은 없었나요? 이럴 때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한국에 있을 때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좋아하는 사진을 찍거나 글을 쓰거나 여행을 하면서 슬럼프를 극복하곤 했는데, 참 신기하게 여행 중에는 이미 모든 것들을 다 하고 있기 때문에 딱히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이 없었죠.

여행 초반에 저는 많은 곳을 방문하고 항상 사진을 찍고 매일 블로그를 썼어요. 쉴 틈 없이 달리다 보니 정말 몸도 정신도 많이 지쳤죠. 태국 치앙라이에 도착해서는 장염에 걸려서 고생을 한 적도 있어요. 36일 동안 4개 국가의 14개 도시를 다니면서 버스 이동시간만 130시간 정도였네요. (웃음) 저는 장기 여행을 하면서도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욕심을 부렸죠.

사실 오래 여행을 하려고 나왔는데, 그리 성급할 필요가 없었죠. 저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니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그 뒤로 저는 욕심을 줄이고 천천히 여행을 했던 것 같아요. 몸이 지치면 숙소에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충분히 쉬었죠. 그렇게 여행 스타일을 바꾸니 자연스럽게 슬럼프가 극복된 것 같아요.

 

Q. 세계여행 도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만남을 말씀해주세요.

여행 중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중에서 역시 가장 특별한 인연은 미얀마에서 만난 이희석 어르신이었어요.

어르신과의 만남은 미얀마 양곤의 호스텔이었어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서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없는 미얀마에서 그것도 같은 숙소에 묶게 되었죠.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나눴죠. 그때는 어르신이 세계여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즈음이었는데, 어르신은 미국과 캐나다와 유럽, 그리고 아시아까지 수많은 곳을 여행하셨고 정말 '여행자'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분이었어요. 미얀마(동남아시아)도 추억을 회상하고 싶어 다시 한 번 찾았다고 하셨죠. 그에 비해 저는 아직 새내기 여행자였죠.

6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2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세계를 여행하고 계신 어르신은 더 늦기 전에 세계를 한번 둘러보고 싶어 큰 결심을 하시고 나오셨죠. 사실 저를 포함해 세계여행을 하는 여행자들은 대부분 나이대가 20~30대 정도의 분들이었는데, 어르신이 세계여행을 한다는 것이 존경스럽기도 했고 신기하기까지 했어요. '더 늦기 전에'라는 말은 꼭 저 같은 젊은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죠. 

어르신과 저는 여행과 사진이라는 공통점으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보다 정말 많은 경험을 가지셨지만, 저의 여행을 정말로 존중해주셨죠. 항상 무엇을 이야기해주실 때면, "세본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래야 너의 여행이지."라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여행을 하면서 만난 여행자들 중에서 가장 연락을 많이 했던 사람이 이희석 어르신이었죠. 37살이라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저에게는 좋은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죠.

어르신은 현재 남미를 여행 중이신데, 앞으로의 여정도 무사히 마치시고 건강히 돌아오셨으면 좋겠네요.

 

Q. 세계여행은 비용이나 준비가 만만치 않은데요. 비용부터 시간을 내는 일들까지, 세계여행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사실 1년 5개월 동안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에 비용에 대해서는 큰 부담이 없었어요. 저는 여행을 무계획으로 하길 원했기 때문에 사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준비를 한 것도 없었죠. 여행 출발 한 달 전까지 어디를 갈지도 몰랐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베트남 티켓이 정말 싸게 나왔고 바로 티켓을 구입했어요. 외국에서 비자를 받는 일은 그때 당시 생각도 못했기에 인도 비자를 미리 받았죠. 출발 일주일 사이에 예방 접종을 맞았고, 여행 때 필요한 최소한의 옷가지와 배낭 등을 구입했어요. 그리고 베트남은 편도 티켓으로 입국이 거절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어서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이동하는 버스 표를 예약해두었어요. 심지어 프놈펜으로 가기 2일 전에 도시를 바꿔 다시 예약을 하기도 했죠. 계획 때문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파키스탄을 가지 못했다는 점이었어요. 파키스탄 비자는 자국에서만 발급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사실 여행 계획에 대해서는 저보다 가족과 여자친구,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더 걱정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래도 이렇게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네요.

 

Q. 세계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언어나 교통, 숙소 등 주고 싶은 팁들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실 언어는 여행을 하는 것에는 큰 지장이 없었어요. 그래도 언어가 중요한 이유는 여행 중 만난 외국인 친구들과 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불편했던 점이라면 외국인 친구들과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는 거예요. 언어를 잘 하지 못 한다고 여행에 문제는 없겠지만, 언어를 잘 할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비행기를 탈 일이 없으면 주로 버스를 이용했는데, 도시와 도시를 이동할 때에는 그래도 적어도 2일 전에는 예약을 하시는 것이 좋아요. 저 같은 경우는 매번 출발 당일에 표를 구하다 보니 매진이 되어 그 도시에 더 머문 적이 몇 번 있었어요.

숙소는 정말 나라마다 숙소마다 예약 사이트 별로 가격이 전부 다른 것 같아요. 어느 나라는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저렴한 반면, 어느 나라는 직접 가서 비용을 지불하면 조금 더 저렴했죠. 사실 오래 여행을 하다 보면 숙소 비용을 아낌으로 경비를 상당히 아낄 수 있는데, 여러 가지 예약 사이트를 비교해 봄으로 좀 더 괜찮은 선택을 하실 수 있어요.

Q. 마지막으로 세계여행이 끝나신 소감과 여행에 대한 세본님만의 생각을 말씀해주세요.

여행을 출발할 때만 해도 저는 새로운,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소를 갈 수 있는 것이 여행의 기쁨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런 아름다움들이 점차 익숙해질수록, 점점 여행이 지루해져가고 있음을 느꼈죠.

앙코르 와트를 타지마할을 피라미드를, 그리고 에펠탑을 바라보는 것보다 저는 그곳에 있음을 감사할 수 있어야 했어요. 무엇보다 여행은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 있게 해주었고, 저에게 가장 자유로운 시간들을 선물해주었죠. 정말 살아 있다는 것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느낀 것 같아요. 여행에서 만난 작은 인연부터 아무것도 아닌 인도의 골목길을 누비던 시간까지 정말 소중한 거들 뿐이었죠. 이번 여행에서는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배운 것 같아요.

여행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타인의 의견이나 시선과는 상관없이 정말 여러분들만의 방식대로 마음껏 그 시간을 누리셨으면 합니다.

 

사진제공: 오세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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