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 세계여행, 우리만의 여행을 떠난 정지원님의 인터뷰
커플 세계여행, 우리만의 여행을 떠난 정지원님의 인터뷰
  • THE UNIV
  • 승인 2017.08.14 14: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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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위한 매거진 더유니브에서 준비한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20대 적극 여행 권장 프로젝트 너의 여행은? 열일곱 번째 인터뷰, 280일이라는 긴 세계여행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다녀오며 서로와 나 자신을 배우게 되었다는 블로거 정지원님 입니다. 모험과 도전과는 또 다른 조용한 미학이 있는 정지원님의 인터뷰. 한 번 들어보실까요?

 

Q. 정지원님, 안녕하세요. 인사와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16년 5월 27일부터 약 280일 동안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을 하고 돌아온 정지원이라고 합니다.

 

Q. 세계여행을 결심하게 되신 순간이 있나요? 큰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셨나요?

여느 직장인들이 다 그러하듯이 저희도 매 번 회사에서 나오는 휴가만으로는 항상 아쉽다는 생각을 했어요. 항상 여행이 끝나고 나면 다시 직장으로,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너무 스트레스더라고요. 장기 여행을 결심하게 된 것도 일 때문에 힘들어서 그냥 무심코 던져 본 말이었어요. "우리 1년만 더 열심히 일하고 내년에는 다 그만두고 여행 갈까?" 둘이 만나 저녁을 먹다가 그렇게 얘기했고, 밥을 다 먹고 일어났을 땐 저희는 1년 뒤에 세계여행을 갈 사람이 되어있더라고요. 저희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Q. 총 280일간의 세계여행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아시아부터 동유럽까지의 여정을 소개해주세요!

저희의 첫 번째 여행지는 말레이시아였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장기 여행의 맛보기 느낌으로 쿠알라룸푸르를 여행했어요. 그다음엔 태국으로 건너가 베트남, 캄보디아를 돌고 다시 태국으로 돌아왔어요. 여행 중 태국이라는 나라가 정말 좋아져서 태국에서 보냈던 시간이 좀 길었어요. 태국에서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인도 비자가 만료되기 전까지 돌아가야 했던 상황이라 인도는 아주 짧게 여행하고 네팔로 넘어가 트래킹을 했습니다. 그다음 여행지는 터키였는데, 사실 터키 이후로는 어디를 여행하게 될지 저희도 전혀 계획을 짜 놓은 상태가 아니었어요. 터키에서부터는 정말 그다음 도시를 즉흥적으로 정했어요. 그래도 유럽은 육로로 충분히 나라 이동이 가능한 곳이라, 그냥 길 따라 쭉 위로 올라갔고 그렇게 동유럽은 여행했어요. 마지막 도시는 에스토니아의 탈린이었었습니다.

 

Q. 이번 여행에서 새로 도전하신 것이나, 배우게 되신 것들이 있다면 세 가지만 소개해주세요.

그냥 먹고 보기만 하는 여행보다는, 짧은 휴가로는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이번 여행에서 해보고 싶었어요. 대표적으로 여행 중 처음 도전을 해본 건 '스쿠버다이빙'이었는데 마냥 어렵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가르쳐 주시는 대로 하나하나 침착하게 하다 보니 어느새 교육에 끝이 보이고, 저도 스쿠버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돼있더라고요. 아직 초보 스쿠버 수준이지만, 저희에게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두 번째로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태국마사지를 배웠어요. 크게 어려운 건 없었지만 생각보다 힘을 많이 쓰는 동작들이 많아서, 마사지를 배우고 숙소로 돌아오면 몸이 정말 지치더라고요. 그래도 한국에 다시 돌아갔을 때 가족들과 친한 친구들에게 마사지를 꼭 해주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배웠어요. 수료증을 받고 나니 꽤 뿌듯하더라고요.

세 번째로는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래킹이었어요. 최고 5,400미터까지 올라가는 코스였는데 고산증이 올까 봐 정말 걱정을 많이 했어요. 몸이 힘든 것도 힘든 거였지만 거기에 고산증까지 오면 정말 답이 없을 것 같았는데, 다행히 저희 둘 다 고산병이 오지 않았어요. 안나푸르나 트래킹이 이번 여행에서 제일 기억에 남기도 하고, 저희가 도전했던 것 중에 제일 힘들기도 했었어요.

그래도 이 도전들이 끝나고 나니 내가 뭔가를 하나 더 할 수 있게 되었구나, 나도 마음먹고 시작하면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성취감이 들어서 정말 좋더라고요!

 

Q. 혼자가 아닌 함께 여행을 가셨는데요. 함께 가는 여행은 어땠는지가 궁금합니다. 여행과 관계가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나요?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간혹 무언가를 보거나, 어떠한 분위기나 상황에서 여러 감정을 느낄 때 '아, 누군가와 같이 보고 느껴봤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혼자 하는 여행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도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아마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여행을 함으로써 그 상황에서 바로 공감하고 같이 느낄 수 있었다는 게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옆에 있는 이 사람이 내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라는 게 더 의미 있고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저희는 다른 여행자들이 끼는 것보다 둘이서만 열심히 다니는 편이라, 여행자 친구를 많이 사귀지는 않았어요. 영어를 잘 하지도 못할뿐더러, 저희만의 시간이라 생각했던 이 여행에서 누군가가 끼면 그게 더 불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둘 다 붙임성이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게 한몫하기도 했고요. 가끔 한 명이 잠깐 나갔다 올 때 빼고는 거의 내내 붙어있다 보니 그만큼 서로를 더 잘 알게 된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여행이라 한국에서의 일상과는 조금 다른 생활이었어도, 서로의 기본적인 생활패턴을 잘 알게 되니 한국에 다시 돌아오고 나서도 싸울 일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이젠 남자친구가 가족 같아요.

 

Q. 두 분이 합쳐 2천만 원 정도의 세계여행 비용을 준비해 돈이 떨어질 때까지 여행을 가셨는데요. 280일 간이나 여행을 하실 수 있었던 경비 절약의 노하우나, 비용으로 인해 있었던 에피소드 등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다른 여행자분들도 항상 하시는 말씀인데요. 경비를 아끼는 방법 중 하나는 밥을 직접 만들어 먹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관광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식당에 가는 거예요. 여행을 계획하다 보면 그 도시의 맛집을 검색하게 될 때가 있는데, 그렇게 검색해서 나온 대부분의 맛집들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유명한 집들이더라고요. 유명세 때문인지 현지인들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먹게 될 때가 있어요. 물론 싸고 맛있어서 유명해진 식당도 많긴 하지만, 인터넷에 나오지 않은 현지인들만 있는 식당에 가면 훨씬 더 싼값에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여행이 장기가 되면 시간이 많이 남게 되는데, 이 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가끔 버스 이동을 할 때 검색을 하다 보면 버스 회사에서 할인 이벤트를 하는 시간대가 있어요. 만약 빡빡한 계획을 가지고 있으면 선택권이 없지만 남는 게 시간이라면 할인하는 시간대에 버스를 예매할 수도 있거든요.

네팔 포카리에서 카트만두로 이동할 때의 일이에요. 저희는 이번에도 역시나 비용 때문에 가장 값이 싼 버스 표를 예매했는데, 저희가 예매한 버스를 타고 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 큰 버스에 타고 갈 사람이 저희 둘 밖에 없어서 기름값도 나오지 않을 것 같았어요. 기사 아저씨가 난감하셨는지 저희를 다른 버스로 옮겨 타게 하셨어요. 옮겨 탄 버스는 뽑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버스처럼 먼지 한 톨 없이 정말 깨끗했어요. 심지어 돈을 더 내야 하는 버스였더라고요. 돈을 아끼기 위해 낡은 버스여도 다 감수하고 가려 했는데, 오히려 돈을 아껴서 찾아온 좋은 순간이었어요.

 

Q. 두 분 다 사진을 하시는 분이셔서 풍경이나 음식 등 사진이 너무 예쁜데요. 막상 서로는 잘 찍지 않으셨다고 하셨어요. 여행과 추억, 사진에 대해서 평소 갖고 계신 생각이나 여행으로 느낀 점을 말씀해주세요.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사진을 찍어 두면, 나중에 봤을 때 당시 여행의 기억과 감정이 되살아나서 참 좋은 것 같아요. 사진으로 남기지 않았더라면 쉽게 잊어버렸을 수도 있는 소소한 일들이, 나중에 사진으로 보면 머릿속에 쫙 펼쳐지더라고요. 저희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지만, 찍히는 건 굉장히 부끄러워하는 편이라 서로의 사진은 여행 기간에 비해 생각보다 많이 없어요. 그래도 틈틈이 같이 나온 연작 사진은 남겨두었습니다. 이 사진은 정말 두고두고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사진이 됐어요.

여행 중에 가끔 다른 여행자나 현지인들의 사진을 찍어 보여주면 진심으로 좋아해 주실 때가 있어요. 가지고 갔던 즉석프린트기로 바로 뽑아서 드린 적도 몇 번 있었는데, 고맙다고 몇 번을 표현하실 만큼 정말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저희까지 정말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사진은 나 혼자 만의 추억이 아닌, 다른 사람과 같이 교감할 수 있는 매개체인 것 같아요.

 

Q. 세계여행은 안전이 가장 중요한데요. 장기간 여행을 하며 아프셨던 적은 없으셨나요? 안전을 위해 지켰던 규칙이나, 건강관리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처음에 태국에 있을 대 둘 다 물갈이를 심하게 한 적이 있어요. 배를 쥐어짜는 듯한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며칠 동안 아무것도 하질 못했어요. 물갈이가 이렇게 무서운 건지 그전에는 전혀 알지 못해서, 큰일이라도 나는 건 아닌가 엄청 무섭더라고요. 다행히 약을 챙겨 먹고 나니 그 후로는 크게 아픈 적이 없었어요. 건강을 위해 따로 관리한 건 없지만, 일부러 몸을 쓰거나 무리한 행동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리 여행자 보험을 들었다고 해도 집 나가 아프면 더 고생이니까요.

그리고 저희는 위험하다고 하는 곳은 전혀 가지 않았고, 간다고 해도 밤늦게 돌아다니지는 않았어요. 둘 다 술을 하지 않고 유흥을 즐기는 편도 아니어서 밤늦게 돌아다닌 건 정말 손에 꼽을 정도에요.

 

Q. 장기간의 세계여행 후 일상으로 돌아가시는 것은 힘들지 않으셨나요? 다시 돌아오신 후 여행은 어떤 의미로 남아있나요?

그렇게 떠나고 싶었던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여행 중에는 집에 몇 번 돌아가고 싶었던 적도 있어요. 아무래도 여행이 장기가 되다 보니까 집 생각이 나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여행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반가움이 더 크더라고요. 내가 태어나고 자라왔던 곳이라 한국에 도착했을 땐 그 익숙함에 정말 여러모로 편하고 좋았어요. 바로 일을 시작하지 않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더 즐긴 것이 한몫했던 것 같기도 해요. 여행 중에도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좀 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자고 마음먹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여행을 갔다 오고 난 후에 한국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일상은 계속되는 거니까, 여행이 끝났다고 해서 너무 서운해할 필요도 없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이번 여행이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으면 했어요.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바뀌어서 돌아왔으면 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드라마틱 하지는 않더라고요. 그래도 삶을 바라보는 제 마음이 조금은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 참 다행이에요. 약 10개월간의 여행으로 제가 대단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것도 조금 웃기지만, 그래도 작은 마음들이 쌓이고 쌓여 제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Q. 여행에 대한 지원님만의 생각과, 다른 여행자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반복되는 일상과 사회생활에 있어서 여행은 나에게 주는 자유시간 같아요. 심각하게 생각했던 걱정거리들도 일상에서 떠나와 생각해보면 사실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돼요. 마음이 편안한 상황에서 찬찬히 생각하다 보면 본인을 좀 더 객관적이게 바라보게 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나'를 알아가는 가장 쉬우면서도, 즐거운 방법이라 생각해요. 혼자 하는 여행이든 누군가와 함게 하는 여행이든 무엇이든 간에요.

항상 그 시간은 최선을 다해 즐기고, 자유를 만끽하셨으면 좋겠어요. 여행엔 정답이 없으니 남의 눈치는 보지 말고 본인만의 여행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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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otry 2017-08-14 19:09:07
도전한다는게 멋지고 부럽습니다 ㅋㅋ